독자기고 … 내 인생의 Turning Point 국외 연수
인턴 십 경험하지 못한 아쉬움 커
이슬기 전북대학교

일본은 무엇보다 자전거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다. 현재 석유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경제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 정보원에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일본은 한국에 비해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일본의 자전거 이용 제도에 있다고 본다. 일본은 한 사람당 한 대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아침 등굣길이나 출근길이면 모두 집에서 역까지 자전거를 이용해 움직이고, 자전거 전용 주차장에 자전거를 맡겨둔 채 전철을 탄다. 1가구 2대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일본도 가정마다 한두 대 정도의 자동차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자가용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위한 것'이다. 마트에 장 보러 갈 때 자동차를 이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자전거를 이용한다. 가족 여행을 가는 게 아닌 이상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한국에서 몇 년간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는 일본인 친구에게서 들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은 그 좁은 나라에 그렇게 많은 자동차가 있어서 어떻게 하려는 걸까. 이 상태라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해."

이외에도 일본은 장애우를 위한 제도, 걸으면서 피우는 담배 금지, 비흡연자를 위한 배려 등이 잘 되어 있어 한국이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잘 되어 있는 것은 지역 활성화다. 진안 같은 작은 군 단위의 지역이라도 각 지역의 특산물, 혹은 대표음식, 상품 등이 있다. 일본은 선물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나라다. 그들은 항상 작은 음식, 혹은 선물들을 준비한다. 이런 선물 문화의 발달에 또 하나의 지지대가 되어는 주는 것이 바로 군 활성화를 통한 상품 개발이다.

평범한 바나나 모양의 빵도 지역의 이름을 붙여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홍보한다. 이것이 도쿄 바나나다. 사브레 과자에 비둘기 모양을 내어 비둘기 사브레를 만든다. 이것 역시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이 된다. 이렇듯 상품의 이미지와 함께 지역의 이미지도 높아지게 되는 윈윈 전략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점이 무엇보다 진안에서 받아들여야 할 필수 전략이라 생각한다.

이렇듯 일본은 단순히 적대시 할 나라가 아니라 본받을 점을 본받아 한국이 넘어야 할 존재라는 의식이 필요하다. 일본에 와서 오기 전에 가졌던 편견, 무의식적인 편견, 세계에 대한 좁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3년 동안 한국에서 공부해 왔던 일본어를 현지에서 직접 쓰면서 더 깊이를 갖게 되었다. 아직 한국식 억양의 일본어를 버리지 못한 게 아쉽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한국식 억양에 대해 내가 알게 되었다는 점에 만족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완벽하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건 쉽지않은 일이고 무엇보다 일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완벽한 억양을 구사하는 건 너무 큰 바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프로젝트가 처음 시행하는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어학연수 초기 계획했던 직업체험학습은 시행조차 되지 않았고 예정되어 있던 교류회는 일본 안내자의 사전지식 부족으로 지연되었다. 도청에서 실시한 프로젝트임에도 사설 유학원에 맡긴 것은 책임분담이라기 보다는 책임회피로 보여질 수 있다.

단순히 유학원을 통한 사설 어학원의 어학연수보다 전라북도 내의 대학교와 자매결연된 국외 학교를 통한 어학연수가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단순히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인 만큼 어학원보다 대학교가 훨씬 더 많은 분야와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계획서에 의하면 2008년 3월부터 각 학생의 전공과 관련한 인턴 십 기회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는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또한 참가자의 실력을 초급자와 중상급자로 나눠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한꺼번에 같은 기숙사와 학교에 배치하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히려 한국인들 사이에 둘러싸이게 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결국 외국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게 된다.
물론, 해외에 나가 실력을 늘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기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 동안 있었던 일과 느꼈던 감정을 글로 다 옮겨 적지 못하지만 무엇보다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 내 인생의 거대한 터닝 포인트(전환점 turning point)를 제공해 준 진안 군청 분들에게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전라북도 진안군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양성 프로젝트가 지속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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