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향기 속으로(5) … 산야차 ·

▲ 긴물찻집 박일안씨가 여러가지 산야초를 다듬고 있는 모습
보통 산야차 내지는 백초차 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부터 늦은 봄까지 나무의 새순을 올라오는 순서대로 덖어 놓았다가 모두 한데 섞어서 모듬으로 마시는 차이다.

백가지가 넘는 여러나무의 새순들이 섞여 풍미를 자아내며 겨우내 품고 있던 나무의 농축된 기운을 마시는 고급차이다. 혹여 독성이 있는 잎이라도 모두 한데 섞여 중화가 되며 차를 법제하면서 중화가 된다.
 
건강에 대한 욕구가 늘면서
산야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점차 커져가는 걸 느낄 수 있다.
겨울에 언땅이 풀리면서 올라오는 봄나물로 밥상을 차리고 온갖 새순들로 차를 만들어 마시고 산과 들로 골짜기로 다니며 산야초를 채취하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한번쯤 꿈꿀 수도 있을 것이다.

산어귀에서 먼저 올라오는
찔레, 복분자, 인동, 병꽃, 층층, 오리, 조팝, 국수, 싸리 붉나무 등 에서부터 6가지 참나무 새순이 올라오는 시기는 산야차 채취의 절정기이다.

진달래, 으름, 다래, 청미래, 신나무, 비목, 난티, 백당, 물푸레, 박달, 느릅, 개암 등 우리가 흔히 아는 나무에서 이름 모르는 나무까지 다 헤아리기도 벅차다.

산속 깊이 들어가 차 맛을 좋게하는 단풍, 고로쇠, 떡갈의 새순을 넉넉히 넣고 냇가나 계곡에 자생하는 나무의 새순을 첨가하고 꽃이 지고 새순이 늦게 올라오는 나무들까지 채취하고 나면 숲은 어느새 초록이 짙어져가고 있고 정신없이 이산 저산 오르내리며 차를 만들던 나에게 짙푸른 휴식을 준다.

우리는 매일 같이 먹고 자고 일하고를 반복한다.
차를 마시는 건 지친 몸속에 자연의 생명력과 맑은 기운을 채워주는 일이다.
바쁜 일상에 잠깐의 쉼표를 찍는 휴식시간이다.

어제 잠을 잤다고 오늘 안자는 것이 아니듯 어제 휴식했다고 오늘 휴식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차를 꾸준히 마시는 생활습관은 하루의 피로에서 풀려나고 마음의 휴식을 얻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락처(353-5826, 다음카페 긴물찻집)
박일안(장수군 천천면 긴물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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