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김창현 <전 진안초등학교 교장>

많은 비가 내려 진안읍내 일부가 침수되었었다던 병자년 수해에 대한 말씀을 나는 할머니로부터 비가 올 때마다 많이도 듣고 자랐다.

비가 어찌나 많이 왔던지 진안읍내 4거리 집들이 침수되고 솥이 둥둥 떠다녔었다고 하시던 말씀. 지금 헤아려보니 73년 전 1936년의 일이다.

요즘의 기후는 예고도 없던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은 이상기후 시대다. 73년 전보다 더한 수해가 언제 닥칠지 우려되는 시대다.

이런 면에서 진안군의 진안 천 재해 위험지구 정비사업계획은 시기적절한 현안사업계획이라고 본다. 실시설계 주민설명회가 있어 들어 본 일이 있다.

진안 천 정비공사가 잘 마무리 되어 재해 없는 지역이 되기를 바라면서 평소에 진안 천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 우려되는 몇 가지를 들어본다.
 
⑴천변도로를 신설할 때 하천을 도로로 너무 많이 편입시켰다. 새로 쌓은 방천마저 예전보다 낮게 쌓았다. 우화교에서 성뫼산 앞까지의 도로가 그렇다. 이 도로는 원래는 우마차 길 정도로 좁았었다. 1970년대 초 간선도로 승격시키고 확장하면서 하천을 곧게 메워 길을 넓히고 방천을 낮게 다시 쌓았다.

그 결과 하천이 심한 곳은 7-10m 정도 좁아지고 방천은 병자년 수해 후 쌓은 것보다 평균 50cm 이상 낮아진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흐르는 물의 폭이 좁아지고 방죽처럼 물이 머물다가던 공간도 사라졌다.
 
⑵등선교 높이는 우화교 높이보다 낮다. 등선교 길이를 늘려 증축해야 한다. 범람직전의 위기를 겪은 다리라고 한다. 등선교는 1990년대에 신축할 때 진안군의회 K의원이 등선교가 너무 낮게 설계된 것을 지적하여 완공 직전에 다리를 30cm 높이고(그 흔적이 교각에 있다) 하천 바닥을 80cm 파내 완공했다는 다리다.

완공 후 집중호우로 한 때는 다리 밑까지 물이 차올라 당초 설계보다 30cm, 80cm 증축한 덕택으로 범람의 위기를 넘긴 다리가 등선교라고 한다.

현재의 우화교와 등선교를 비교하면 길이는 27여m 정도로 비슷하다. 문제는 높이다. 등선교가 우화교보다 50-80cm 정도 낮다. 이는 똑 같은 시간동안 다리 밑을 통과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유수량이 등선교가 훨씬 적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우화교의 높이를 병자년에 피해를 준 유수량을 고려하여 물이 범람하지 않을 높이로 건설했다고 보면 등선교는 길이는 늘려야 한다. 등선교 길이를 늘려야 등선교 밑을 통과하는 시간당 유수량이 병자년 수해 후 정비했던 하천 유수량과 같아 질 수 있다.

사실 천변도로를 신설할 때 하천을 도로로 편입한 만큼 공설운동장 쪽으로 하천을 넓혀주었어야 했고 그 후 등선교를 신설했다면 등선교의 길이는 지금보다 길었을 것이다. 이제라도 하천을 넓히고 다리를 늘이는 것이 진안천의 재해위험요인을 줄이는 길이라고 본다.

⑶우화교에서 우화산 밑을 돌아 공설운동장으로 가는 길은 없애는 것이 좋겠다. 본래의 목적이 사라진 길이다.

지금의 공설운동장은 작골이라고 부르던 산골짜기로 이곳 밭에 다니던 농민을 위해 있던 길이었다. 이 길은 위험하다. 언제가 굴러 내린 큰 바위덩이 2개가 지금도 있다.
 
⑷성뫼산 아래 플랜카드 걸이대 뒤에는 방치된 흉물스런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다. 철거하고 아름다운 냇가로 다듬어야 한다.
 
⑸진안읍내의 물이 잘 빠져야 한다. 진안읍내의 물은 4거리를 거쳐 월랑교 아래 배수구로 빠진다. 배수구가 있는 냇바닥이 쌓이는 토사로 해마다 높아진다. 진안 4거리 노면높이는 배수구 쪽 하상 높이와 큰 차이가 없다. 상역골 쪽의 물 수위가 4거리 노면 높이보다 높아지면 진안읍내로물이 역류하여 침수 될 수 있다.
 
⑹우화정보(洑), 학천보, 고추시장천보는 논농사용으로 목적이 사라진 보다. 없애고 하천 바닥이 깎이지 않으면서 여울지기도 하고 완만하게 흐르기도 하는 하상으로 개선해야 한다.
 
⑺하천 주차장을 없애고 원래 모습의 하천으로 복원하는 계획은 바람직하다. 물 흐를 여유 공간이 그 만큼 확보되어 홍수피해가 줄어든다.
 
⑻하수 종말처리 배수로 암거가 깊지 않아 둔치가 생겼다. 생겨난 둔치만큼 수위가 상승된다.
 
⑽냇가에 잡초가 많이 자란다. 전에는 냇가가 풀보다 모래가 많았다. 지금의 냇가는 잡초가 많이 자란다. 잡초 위에 계속 쌓이는 토사로 둔치가 높아만 간다. 해결해야할 과제다.
재해 위험지구 정비 사업이 잘 마무리되어 수해 없고 아름다운 진안천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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