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과 글은 조선시대에는 한자말에 치여서 빛을 보지 못하고, 또 일제 35년을 거치면서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푸대접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여러 가지 까닭이 있겠지만 우선 한자말을 숭상해왔던 오랜 전통에 있다 하겠다. 또한 우리 말에 70퍼센트 이상이 자리 잡고 있으니 어떻게 그것을 무시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물론 한자를 공부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한자를 제대로 알면 같은 낱말로 써 있는 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또 같은 뜻이라고 해도 여러 낱말을 써서 어휘력도 높일 수 있겠지.

다만 한 가지. 요즘 불고 있는 자격증 바람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영어에 독서능력에 한자까지 자격증을 따는 것이 마치 그 아이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처럼 되어 자격증을 따지 않은 아이는 조금 모자란 것처럼 이상한 분위기가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서 온통 한자 자격증을 따느라 난리다. 초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유치원부터 한자 자격증을 따느라 아이들이 정말 바쁘다.

아이들이 얼마나 한자의 깊은 뜻을 알고 '아 한자가 이렇게 깊은 뜻을 담고 있구나.'하고 생각할 기회는 주지 않고 오로지 사교육에 기대며 무턱대고 한자를 가르치고 있는 형편이니 참 안타깝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