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옛날 같으면 지금 같이 비가 오지 않으면 모내기하기가 어려웠다. 지금이야 댐, 저수지, 지하수 등으로 물을 대어 농사를 짓지만 예전에는 하지가 되어도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제를 지내는 본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진안지역의 기우제를 통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2회에 나누어 연재한다. Ⅰ.머리말기우제를 보통 마을에서는 ‘무제’, ‘무지’라고 부른다. 농경사회였던 우리 나라에서는 가뭄이 계속될 경우에 날을 정하여 기우제를 모셨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등 기록을 보면 국가적으로 기우제가 행하여졌음을 알 수 있다. 임금이 주관하기도 하고, 마을단위로 마을 촌장이 주관하기도 했다. 특히 조선 후기 모내기가 일반화되면서 국가에서는 수리시설을 확충해야만 했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제언(저수지와 보)를 설치하거나 마을 사람들이 작은 규모의 보를 스스로 만들어 물을 확보하였다. 당시 국가에서는 가뭄의 피해 때문에 모내기 금지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내기가 노동력절감이나 생산력 증대를 가져왔기 때문에 모내기는 보다 쉽게 일반화 될 수 있었다. 홍수해 피해는 일반적으로 아무 대책도 없이 무방비한 상태로 피해를 입게 마련이다. 또한 가뭄도 농사조차 지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즉 가뭄은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래서 가뭄의 원인을 찾아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만 했다. 가뭄이 들게 되면 민심이 흉흉해지게 마련이다. 조그만 한 일에도 사람들의 성미를 건드리게 마련이어서 마을 사람끼리 갖은 싸움과 갈등이 내재돼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원천적으로 이러한 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기우제(무제)를 행하면서 찾는다. 요사이에는 전국 각지에 저수지가 축조되거나 지하수가 개발되어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물 걱정을 하지 않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30-40여 년 전 만 하더라도 수리시설이 제대로 완비되지 않아 가뭄 피해를 많이 보았다. 그래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마을마다, 면, 군 단위, 국가적으로 기우제가 행하여졌다. 여기에서는 기우제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고 진안지역에서 행하여졌던 기우제 모습과 신앙구조를 파악해 보고자 한다.Ⅱ. 기우제(祈雨祭) 선행자료(先行資料) 및 연구(硏究)현재는 기우제가 거의 행하여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기우제의에 대한 복원은 촌로들의 기억에만 의존해야 된다. 그래서 비교적 조사 시점이 빠른 기우제에 관한 자료와 선행연구를 살펴보고자 한다.민속종합보고서 경남북도, 충남북도, 경기도 등 5개 도에서 조사된 기우제 자료가 제시되어 있다. 이사는 1970년대에 조사되었는데 조사될 당시에도 기우제는 거의 행하여지지 않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경남> 1) 경남 사량도(蛇良島)기우제에서는 암장을 함으로써 가뭄이 들어 발굴하는 내용, 불을 피우는 방법, 물 넣은 병을 솔잎으로 막아 대문 기둥에 거꾸로 메달아 놓는 방법 등 3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경북>1) 안동 임하면 금소동 마을에서는 기우제를 산 정상에서 불을 피웠다.(山上焚火)2) 영덕군 영덕면 노문동은 3개 마을이 합동으로 지내며 생 닭을 잡아서 피를 뿌렸다.<충남>1)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 신대리의 제의절차가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 장터를 원래 장터로부터 500M떨어진 천변으로 옮겨 서게 하고 비가 오면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게 한다. 이는 시장에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데 이는 마치 많은 사람이 구름을 상징하고 사람이 옮겨다니는 것은 구름이 이동하는 의미로 비가 내린다고 생각하여 시장을 옮겼다.* 여자가 물병을 들고 냇가에서 물을 담고 집에 돌아와 솔잎으로 물병을 막은 뒤 사립문 기둥에 거꾸로 매단다.* 4 방향에서 불을 피운다.2) 예산군 덕산면 기우제는 수암산에서 지낸다.* 수암산은 용두 형태여서 불을 피우게 되면 용의 머리가 뜨거워 머리를 식히려고 비를 내린다.* 오공비천(蜈蚣飛天)형이어서 묘를 쓰면 후손이 발복하나 다른 사람들은 큰 재앙이 닥친다. ->암장 확인3) 청양군 정산면에서는 용바위에서 지낸다. 물병을 들고 냇가에서 물을 담고 집에 돌아와 솔잎으로 물병을 막은 뒤 사립문 기둥에 거꾸로 매단다4) 서산면 .읍 동문리 서문리 묘파기옥녀봉에 옥녀탄금(玉女彈琴)형의 명당이 있다. 오공비천형과 같은 암장발굴의 예<충북>단양군 대강면 장검리에서는 기우제를 <천제>라 한다.1)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는 용초라는 큰 소에서 지낸다. 산돼지를 가지고 가서 돼지머리는 용초에 던지고 돼지 몸통은 바위에 놓고 축원한다. 물병을 들고 냇가에서 물을 담고 집에 돌아와 솔잎으로 물병을 막은 뒤 사립문 기둥에 거꾸로 매단다2) 단양군 단양면 양당리에서는 그해 첫 아들을 낳은 여자가 샘에 가서 징과 북을 두드리며 ‘사해용왕님 오셔서 비 좀 많이 오게 해주십시오’ 하고 빈다.3) 제천군.읍 신월리에서는 아주머니들이 냇가에서 ‘장마요’ 하고 소리 지른다.4) 음성군 음성읍에서는 제물로 개를 잡는다.5) 진천군 .읍 읍내리에서는 소두머리란 소에 가서 도리깨질을 하며 ‘비가 오네 비가 오시네’ 하고 소리 지른다.6) 청원군 옥산면 탄희리에서는 여자가 냇가에서 키로 물을 까부른다.7) 청원군 강내면 신촌리에서는 여자가 키에 쌀을 담아 20번 까부른다.8) 영동군.읍 설계리에서는 산제당에서 돼지 목을 찌러 피를 사방에 뿌리고 7번 절한다.9) 괴산군 사리면 소매리에서는 백마산의 암장발굴에 관한 내용<경기도>1) 화성군 정남면 발산리에 기우제와 관련된 방아 못의 물을 퍼내는 전설자료가 있다. 이상의 자료에서는 특히 기우제의 유형이 자료로 잘 제시되어 있다.기존에 자료를 토대로 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기우제 신앙을 고찰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금산의 마을공동체신앙》에서는 금산지방의 기우제에 대하여 마을마다 조사하고 부리면 어재리 느재 마을에서 행하여지고 있는 농바위 끄시기란 기우풍습을 소개하고 있다.(김미순)《금산의 민속놀이》에서는 위 자료를 토대로 하여 금산의 기우풍습과 농바우 끄시기와 대늪치기 기우 풍속(강성복)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Ⅲ. 기우제(祈雨祭) 유형(類型) 1. 치성(致誠) 기우(祈雨)가장 보편적으로 행하여지는 기우제 형태이다. 천신(天神)이나 용신(龍神)에 제를 올림으로서 비내기를 기원했다. 2. 주술(呪術) 기우(祈雨)주술기우는 진안지역에서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기우형태이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밤에 냇가에서 챙이(키)나 바가지를 가지고 물을 담아 뿌리면서 마치 비가 오는 것처럼 하는 행동이다. 또한 산 정상에 올라가 제를 지내고 생솔가지나 보릿대 등으로 불을 놓는다. 이때 연기가 나게 되는데 이는 마치 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으로 하여 비를 내려달라고 하는 주술적 행위이다. 이는 프레이저의 《황금의 가지》(Golden bough)에서 유사(類似)는 유사를 낳는다. 혹은 결과는 원인과 유사하다라는 모방주술(模倣呪術)과 같은 것이다.3. 오염(汚染) 기우(祈雨)마을에서 신성하게 여기는 장소나 용신이 살고 있는 소(沼)를 더럽히는 기우이다. 오염기우는 말 그대로 마을에서 신성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에 불결한 짐승의 피를 뿌리거나 하면 천신이나 용신이 노하여 비를 내려줄 것이라 믿는 기우이다.오염기우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첫째는 신성한 장소 즉 마을뒷산 바위나 소(沼)에 가축의 피를 뿌림으로서 오염시키는 방법이다. 보통 새끼 돼지를 산채로 끌고 가서 제의장소에서 목을 찌른 다음 피를 뿌린다. 마령면에서 내동산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등 모든 마을에서 돼지가 아니면 염소, 닭 등도 잡아 피를 뿌린다. 부귀면에서는 운장산 칠성대, 정천면 학동마을에서 제를 지낼 때 소를 잡기도 했다고 한다. 깨끗한 장소에 불결한 피를 묻히면 신이 깨끗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둘째는 아주머니들이 날궂이는 하는 경우이다. 남자들이 일반적으로 낮에 산 정상에서 행하는 것과 반대로 아주머니들은 밤에 냇가에서 발가벗고 챙이(키)로 물싸움을 하면서 날굿이를 한다. 상전면 수동에서는 마을끼리 물싸움을 하면서 다른 마을 주민과 ‘비 온다’ ‘비 안 온다’ 말싸움을 하면서 물싸움을 하면서 날궂이를 한다. 여자들이 시끄럽게 하면 날이 궂는다는 속설이 있다.세째는 디딜방아기우이다. 이는 한발이나 전염병이 돌 때 인접의 마을에서 디딜방아가 훔쳐다가 마을입구에 거꾸로 세워놓아 피를 묻힌 여자 속옷을 입혀 놓는다. 이렇게 흉측한 모습을 보면 천신이나 용신이 노하여 비를 내려준다고 믿는다. 4. 암장발굴(暗葬發掘) 기우(祈雨) 암장발굴기우는 한발이나 마을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는 원인을 마을에 명당이나 신성한 공간에 몰래 묘를 쓰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제거하면 비가 내린다고 믿는다. 어떤 마을이나 마을의 주산이나 당산이 있다. 이곳에 명당이 있으면 후손의 발복을 위해 밤에 몰래 암장하는 일이 있다. 그러면 마을에 반드시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그 무덤을 파헤치면서 그 원인을 제거한다. 진안읍 유산마을은 와우혈이다. 마을 뒷산에 소의 젖같은 두 개의 봉우리가 있다. 그 봉우리를 유봉이라 한다. 언제가 그곳에 몰래 묘를 쓴 후 마을에서 쓰던 우물이 말라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유봉에 누군가 묘를 썼기 때문에 우물을 마른 것이라 하여 유봉에 몰래 썼던 묘를 파헤쳤다.5. 위협(威脅) 기우(祈雨)위협기우는 비를 관장한다고 생각하는 절대적 존재를 위협해서 비를 기원하는 기우형태이다. 이렇한 사례는 충남 금산지역의 농바우끄시기와 대늪치기이다. 이 방법은 가장 급박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기우형태라 할 수 있다. 6. 불사(佛事) 기우(祈雨)가뭄의 극복을 위해서 부처의 힘을 빌어 비를 오게 하고자 하는 기우이다. 특히 괘불을 걸어놓고 기우를 한다. 진안지역에서는 금당사, 천황사에서 행하였다. 강성복의 <금산의 기우풍속과 농바우 끄시기> 참고하여 정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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