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김순용 교사

▲ 김순용 선생님
한국 글쓰기교육연구회 회원으로 학교 밖 아이들과 참 삶을 가꾸는 글쓰기로 만나고 있습니다.

방에 있던 딸아이가 울면서 "엄마 다솜이 언니가 죽었대." 하고 소리치며 내 가슴으로 쓰러진다.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딸아이를 안고, 아이를 달래며 한참을 함께 울었다. 자식을 잃은 다솜이 부모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

아이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인 다솜이가 말기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이 지난해 5월이었다. 그때 병원에서 남은 생이 3개월 정도라고 했다. 학부형들은 다솜이의 쾌유를 기도하며 투병자금도 모아주고, 기적이라도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만이라도 살아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 무서운 암이 이젠 아이들도 공격하는구나.'하는 생각에 왈칵 무섭고 떨렸다.

기운 없이 저녁 밥상 앞에 앉은 딸아이가 "엄마 다솜이 언니 엄마가 선생님들한테 말하기를 학교에서 주말에 통닭이랑 피자 같은 인스턴트식품 먹어서 암에 걸렸다고 말했대. 그래서 선생님들이 우리보고 그런 것 시켜먹지 말라고 했어." "엄마도 그게 늘 걱정이었어. 다솜이 언니 엄마가 얼마나 가슴에 한이 맺혔겠니." 하고 말하며 또 울었다.

전교생 모두 기숙사에 살아야하는 학교이니 주말에 집에 가지 않으면 얼마나 먹고 싶은 것이 많을까. 그럴 때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인스턴트식품이다.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알면서도 먹는 것이 우리아이들이다.

안병수의 『내 아이를 해치는 과자 달콤한 유혹』은 이런 인스턴트 음식이 왜 그렇게 우리에게 해로운가를 낱낱이 밝혀놓은 책이다. 이 책에서 일본의 식품첨가물 전문 컨설턴트 와타나베 유지는 '만일 가공식품 중 가장 해로운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햄과 소시지를 들겠다.' 라고 말했다. 햄과 소시지에는 첨가물 가운데 가장 위험한 물질인 아질산나트륨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이기 이전에 독극물이라고 한다. 섭취량이 0.18-2.5그램의 범위에서 사망 할 수도 있는 물질이라고 한다. 청산가리의 치사량이 0.15그램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위험한 독극물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하는 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다솜이의 죽음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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