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15년차 친절한 집배원 백영석씨·
'웃음' 함께 배달하는 친절한 집배원

▲ 우편과 함께 웃음을 전달하는 백영석 집배원
누구나 한번쯤 밤을 지새우며 편지를 쓰거나, 사연을 적어 엽서를 보내곤 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밤을 지새우는 일도 엽서에 사연을 적어 보내는 일도 점차 줄었다. 편지와 엽서가 줄면서 집배원들이 하는 일도 덩달아 줄었을 것으로 예상하면 큰 오산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가슴 따뜻한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집배원들의 일은 더 많아졌다.
소통의 공간이 되었던 '편지' 문화가 인터넷 '전자우편' 문화로 밀려나고 있지만 각 카드회사에서 보내오는 고지서와 휴대전화 납부 고지서 등을 비롯한 각 회사의 광고 우편물이 공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로를 연결해주는 보람보다는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것이 집배원의 말이다.

"일반 편지 우편물은 줄어들었지만 할 일은 더 많아 졌어요. 전화요금 고지서, 카드회사 고지서 등이 많아졌죠. 그리고 시골에 보내오는 택배가 많아요. 그래서 예전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슴 설레며 소식을 기다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죠."

항상 웃음을 전하는 백영석(54) 집배원의 말이다. 백씨는 올해로 15년간 집배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백씨의 초임지였던 완주군에서는 우편 배달이 어색해 우편물을 전해주고 황급히 돌아 나오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것이 원인이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변화를 시도하면서 10년 전에 완주에서 진안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지금은 용담, 안천, 동향면 지역을 맡아 집배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면서도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백씨는 우편물을 전해주면서 "항상 건강하십시오."라거나 "좋은 하루 되십시오."라고 웃는 얼굴로 끝 인사를 빼놓지 않고 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말이 있잖아요. 웃는 얼굴로 주민들을 대하면 웃는 얼굴로 받아주세요. 그래서 웃는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하죠. 주민들이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면 기분이 좋아요."

고향에서 이러한 웃음은 지역주민들에게 어색함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또다시 만날 때에는 반갑게 맞아주는 주민들이 늘어났다는 것이 백씨의 말이다.

백씨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나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집이나 직장에서 생긴 일을 지역주민들에게 내색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루일과를 하다 보면 피곤하고, 스트레스받는 일이 종종 있어요. 하지만, 제가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죠. 제 기분보다는 우편물을 받아보는 주민들의 기분을 고려해 항상 웃는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해가 바뀌고 부모님 같은 어르신을 만날 때는 "새해 건강하십시오."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를 방문할 때는 "사업 번창하십시오." 등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인사가 달라진다.

이러한 생각은 아침부터 시작된다. 백씨의 하루 일과는 아침 8시 30분에 시작된다. 이때 출근해 우편물을 분류하고, 우편배달을 시작한다. 우편배달을 나가 어떻게 인사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이때 준비한다고 한다.

"이제는 습관이 되었지만 아직도 상황에 따라 어떠한 인사를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고민을 합니다. 우편물을 받아보시는 분들이 듣기에 좋은 인사말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듣기 좋은 인사에 싫어하는 분들이 없기 때문이죠. 기왕이면 좋은 말로 하루동안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웃는 얼굴이 자연스러운 백씨의 모습에서 지역주민들은 소식과 함께 웃음을 선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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