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마당 담당 윤일호 선생님 -

아빠 생각
  ○○초등학교 2학년 김은주
 
아빠 보고 싶다.
내가 세 살 때
일하다가 돌아가셨다.
 
친구들이 날 괴롭힐 때
아빠가 많이 보고 싶다.
아빠가 꿈에서도 보고 싶다.
 
아빠를 생각하면
울음이 나올 것 같다.
 
아빠 생각하면
살아있는 것 같다.(2007.11.29)

부모님
 ○○초등학교 3학년 서영광
 
우리를 품어주고
우리를 낳아주고
우리를 사랑해주시고
 
우리가 부모님께 가면
부모님은 우리를
사랑해 주시지

■ 함께 나누는 생각 ■

* 뻔한 이야기는 쓰지 말아야
우리 식구 이야기는 아이들이 내 이야기와 함께 가장 많이 쓰는 제목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부모님이야기는 참 많이 쓴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님 이야기를 쓰라고 하면 너무 뻔한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일이나 요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열이면 아홉 아이들이 낳아주신 고마움, 키워주신 고마움을 쓴다.

물론 고맙지 않은 부모님이 어디 있나? 마땅히 고맙고 사랑하는 분이지.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시를 그렇게 쓴다면 그 시들은 감동도 없을뿐더러 어떤 아이의 생각인지도 알 수 없다. 그 아이만의 부모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어떤 아이 부모님은 학원을 많이 보내니 싫을 때도 있고, 또 어떤 아이 부모님은 잔소리를 많이 하니 싫을 때도 있을 법한테 시를 쓰면 꼭 그런 이야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부분 아이들이 거의 비슷한 글을 쓴다.

은주는 아버지가 세 살 때 돌아가셨다. 그래서 친구들이 괴롭힐 때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그러면 아버지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아버지가 보고 싶을까? 아홉 살 2학년이니 아버지 품이 얼마나 좋을 때인가? 아버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글 속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으니 이 시를 보고는 은주의 마음을 느낄 수 있고 은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시를 보자. 같은 부모님이지만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아버지 모습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장면을 잡아서 쓴 글도 아니고 이 아이만의 글도 아니다. 아이다운 생각도 전혀 없다.  시는 나만의 생각, 개성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시가 좋은 시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