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장님(6)·
진안읍 원물곡마을 창청목 이장

▲ 청창목 이장
30년 이장 경력의 원물곡마을 창청목 이장을 만났다.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지 않은 때이지만 작업복 차림이 편하시다는 청 이장. 최근 2년간 이장직을 잠시 쉬었던 것 외에 젊어서부터 줄곧 마을 일을 맡아왔다.

오랜 이장 경력으로 봐서는 우여곡절도 많았을 텐데도 뭐 특별할 게 있냐며 먼 산 바라기를 하시던 창 이장. 세월의 굴곡이 주름 곳곳에 묻어나는 창 이장은 한참을 그렇게 먼 산을 바라보다가 세월의 빗장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우리 마을은 원체 협력이 잘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있다면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때였습니다. 마을길을 넓혀야 했는데 일부 길 주변 주민들이 땅을 못 내놓겠다며 반대가 심했습니다. 주민 합의가 필요한 일인지라 수차례의 회의를 통해 설득을 해보았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뜻을 굽히지 않던 몇 집을 뒤로한 채 길 넓히기 사업을 강행했습니다. 물론 많은 욕을 들었습니다. 매일 싸우다시피 했으니까요."

68세대 19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원물곡마을은 많은 주민 수에도 불구하고 주민 단합이 그 어느 마을 못지않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니 두 가지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린빌리지 사업을 시행한 마을을 둘러보니 괜찮더군요. 우리 마을이 단합이 잘되는 곳인 만큼 성공적으로 추진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군으로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을 지원받기로 확정됐습니다. 노인공동생산기반시설을 지원받아 비가림고추를 재배할 계획입니다."

30년간 마을 일을 맡아보면서 도지사 표창을 3번이나 받았다는 창 이장. 지난 2003년에는 '범죄 없는 마을'로 선정돼 검사장 표창도 받았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마을 일을 보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주민들의 협조만 잘되면 보람 있고 재미있습니다. 이장 일 보면 시간 뺏긴다고 하지만 자기만 부지런하면 할 만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장으로서 마을 주민과 행정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 창 이장은 이렇게 말했다.
"주민들이야 지금껏 해왔던 만큼만 협조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행정에 바라는 바는 농업용수를 위한 큰 관정이 필요합니다. 삽다리골짜기에 경지 정리한 논이 있는데 물이 모자라 어려움이 많습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