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천과 풍혈은 진안의 자랑스런 관광자원인가, 지역홍보의 어설픈 소재감인가?

자연발생적인 현상으로 존재하던 것이 인위적인 의도와 손질을 타게 되면 반드시 문제가 따른다. 탈이 나는 것이다. 그저 자연스럽게 보고 자연 그대로 두면 될 것을, 단순한 신비감을 독보적 자원인 것처럼 과대포장하거나 그 이상으로 부풀려 오히려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관광 자원이나 무슨 역사문화적 요소가 독특하다고 여겨지면 어렵지 않게 지역의 명물이 되고 간판이 되어 뻔질난 윤기를 바르고 거드름을 핀다. 소위 ‘관제(官制)’라는 것이 흔히 그러했듯이 관제문화, 관제행사, 관행 등과 같이 관(官)에서 주도 또는 주관, 제정, 형성하는 것들은 그다지 바람직한 평가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특히 소수의 편협한 발상과 검증되지 않은 대표적 행위는 자못 희극을 연상케까지 한다. 우리 가까이에도 이와 유사한 경우의 사례가 있는데 바로 성수면 좌포리 양산마을에 소재한 냉천과 풍혈이라는 것인데,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언감생심 관광지니 명소니 하는 말이 붙을 여지가 없던 것이 그 후로 언제부터인지 슬그머니 진안의 명소가 되고 대표적 관광지가 되었단다. 요새는 진안 10경인지 9경인지 식상한 용어까지 만들어 냉천과 풍혈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관광소득이나 지역의 자랑거리는 커녕 오히려 지역민들 뿐만아니라 외지인에게도 빈축을 사고 있고, 걸핏하면 회봉온천인지 마이산온천인지 하는 수수께끼 같은 개발사업에 양념으로 끼워 넣거나 마이산 주변 환상의 관광코스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심지어 용담호를 알리는 데에도 냉천 풍혈이 단골 메뉴로 등장해 본말이 전도된 것을 넘어 마이산 용담호까지 자칫 먹칠을 할 수도 있다. 기타 역사적 구전이나 상징성을 따서 좋은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야 나쁠 것은 없지만 이유 없는 땅이란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곳이 없다. 그저 그 땅이 해야 할 품에 맞게 세인들의 반응에 맡기고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억지 개발과 치장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시기는 지났다. 기대와 호기심을 가지고 냉천과 풍혈을 찾은 사람들 중에서 열이면 아홉은 불만과 불신을 쏟아내고 발걸음을 되돌리는 현상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 기대감으로 찾은 관광객에게 무성의한 배려와 난잡한 분위기는 불쾌감을 갖게 한다. 노천으로 분출되는 풍혈은 풀숲으로 가려져 접근이나 발견이 쉽지 않다. 그 위로 간이화장실을 세워 고의적으로 탐방객을 거부하는 것 같다. ◆ (냉천) 역사적 유래나 수질검사표 등이 비치되어 있지 않고 비위생적이라는 불만. ◆ (풍혈) 대개 창고처럼 잠겨져 있고 주위에 쉴만한 벤치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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