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이 사람 … 성수면 좌산리 상촌마을 야마시 다끼꼬 씨
이웃나라 친정, 가본지 10년 넘어

▲ 야마시 다끼꼬씨와 그녀의 남편 김상대씨
지난 8일 남부권게이트볼대회를 찾았을 때 성수면 좌산리에 살고 있는 강부선씨를 우연히 만났다.
진안신문 기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뜸 이렇게 말했다.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만 신문에 보도하지 말고 돈 없고 어렵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이야기도 좀 실어야지. 나도 진안신문 독자인데 다른 일간지들이나 별반 다를 게 없어!"

신경을 쓴다고 했는데 여전히 부족한 모양이다. 일단 반성부터 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네에 꼭 칭찬해야 할 사람이 있었다.

그래 열일 제쳐두고 만났다. 일본에서 우리 군으로 시집 온 야마시 다끼꼬(48·성수면 좌산리)씨. 강부선씨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심지어 '천사'라고도 이야기했다.

일본 도쿄에서 직장에 다니던 야마시 다끼꼬씨가 30대 초반에 이곳 진안으로 시집 온 건 지난 '93년도. 벌써 16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의 나이 마흔여덟이다.

도쿄라는 대도시에서 10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그녀가 농촌지역인 이곳으로 시집 온 것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국제결혼 주선 사업에 의해서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불평불만 드러내지 않고 현모양처의 모습을 보여 왔던 그녀. 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며 남편 김상대(45)씨와 농사로 가계를 꾸려왔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둔 그녀의 지금 소망은 친정 방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가정형편으로는 엄두도 못 낸다. 열다섯과 열세 살이 된 아이들이 아기였을 때 친정에 다녀온 것 외에 10년 넘는 세월 동안 가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친정 부모님께 한번 다녀가시라고 기별을 했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사위 집을 찾지 않으셨던 부모님.
왜 안 오시려는지 짐작이 간다는 그녀를 보며 부모님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먹먹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천사로 여기기를 마다지 않았다.

"가난한 형편 속에서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항상 밝은 표정으로 엄한 시어머니는 물론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그렇게 잘 대할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일본에서 건너온 천사입니다."

이 마을 김정우 이장 얘기다.
친정에 가보고 싶다는 그녀의 소원이 하루빨리 이루어져 먹먹했던 가슴이 시원히 뚫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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