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진안군복합노인복지타운 마술교실
백발의 수강생 … 카드·지팡이와 씨름 중

▲ 열심히 마술을 배우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
"연습을 했는지 안했는지 보입니다."
임성훈 마술교육 지도자의 지도로 오늘의 마술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노인들은 그 비밀을 손으로 익히고 있었다.

진안군복합노인복지타운에서는 마술교실을 비롯해 건강, 교육, 정보화 관련 취미프로그램 등 약 16개 강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찾아간 마술교실에는 농번기라 그런지 수강생이 20명 남짓 되었지만, 4월 등록 시에는 모집정원 24명을 초과하여 40명 정도가 지원했다. 프로그램 개설당시 복지타운 측은 생소한 마술교육에 참여도가 떨어질 것 같아 걱정도 했지만 반응은 예상외였다.

"방정 떨지 말고 잘해봐" 호들갑스러운 동작으로 노인들은 배운 마술을 흉내 낸다.
내 나이를 맞추겠다며 다가온 김진곤(60)씨는 의미심장하게 카드를 꺼낸다. 손안에서 마술을 성공시키기 위한 노인의 손가락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가닥가닥 움직인다. 다행히 초조한 손가락 사이에서 비밀은 흘러나오지 않았다. 매끄럽지 못한 손놀림이었는데 정확히 내 나이를 맞춘 어르신.

"틀릴까봐 가슴이 두근거렸어, 짝수랑 홀수에서 헛갈렸거든"
노인들은 마술이 주름살을 웃음으로 변하게 했다고 말한다. 평상시 냉랭한 배우자나 자식들에게 보여주면 웃음을 짓는다고 한다.

임성훈씨는 "마술이 사기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사귀는 기술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낯선 사람 앞에 선다는 건 쉽지 않지만 내성적이고 자신감 없는 분들도 처음 마술을 경험 하시면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라고 덧붙였다.

임씨는 "마술은 빠른 손놀림이 중요하지만 어르신들도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고 반복연습은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다."라고 말한다.

열심히 수업을 듣는 백발의 수강생들은 2시간 내내 지팡이 마술을 연마하고자 화장실도 가지 않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팡이가 손수건으로 변하는 마술이었다. 그냥 신기해하며 바라만 보던 마술의 세계에 몸소 뛰어들었으니 오죽 흥미진진하겠는가.
수강문의 063)433-6568~6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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