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중·진안여중 통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안중·진안여중 통합 추진 측과 통합 반대 측 의견 팽팽

현재 남녀공학 찬반논쟁은 잠잠하다. 하지만 통합에 대한 의지는 일부에서 계속되고 있다. 4년 전 진안중·진안여중 통합을 위해 뛰어다녔던 구동수(사진) 씨를 만났다. 그는 남중학교로 여중학교가 이사를 와야 한다고 말한다. 두 학교 중학생들을 합해봤자 170명밖에 안 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모자라는 교실은 신축을 하면 된다는 것이 구 씨의 주장. 나머지 빈 여중학교 건물은 도서관이나 체육시설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 구동수씨
구동수씨 주장
△4년 전 통합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위원회가 결성되어 토론회를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대담형식이었죠. 각계각층에서 참석했습니다만, 교장단은 오지 않았고요. 학교운영위원들이 많이 참석했었죠. 2007년도까지 운영위원장을 했었는데, 임기 끝나고 그 뒤로 계속 모임이 활성화되었어요. 지금은 잠잠한 편입니다."

△반응은 어떻던가요?
"아무래도 교장들이 주장하는 대로 교사들은 따라갑니다. 모임을 가진 학부모 거의 대부분이 찬성을 했습니다. 학생도 찬성이고요. 하지만 교장단이 반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입지가 좁아져 반대 입장이 나오는 게 아닐까, 합니다.

△통합을 하면 특별히 내세울 장점이 있습니까?
"교육부가 통합하는 학교에 한해 인센티브를 줍니다. 20억 정도죠. 만일 두 학교가 합친다면 한 학교를 리모델링해 주고, 모자라는 교실도 다시 지어줍니다. 원래 취지는 아시다시피 학생들 수도 적고, 남녀 비율도 비슷합니다. 국가에서 바라는 것도 예산 절감인데, 학교운영비를 아낄 수 있고 좋지 않습니까?

△하지만 교원들의 입장은 불리해질 수도 있을 텐데요.
"입지가 나빠지겠죠. 하지만 연령이 많으신 분은 정년퇴임하시면 되고, 교사들은 도시의 큰 학교로 갈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대부분 전주에 살아 학생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학생 관리를 제대로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지역민들의 통합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남녀공학의 장점을 든다면, 어떤?
"사회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남녀칠세부동석'은 옛말이죠. 남녀학생들이 함께 같은 공간에서 대립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도 내놓으면 그게 장점 아닙니까. 서로 조화를 이루어간다면 남녀공학을 다니지 않은 학생들보다 다른 성을 이해하고, 폭도 넓어지죠.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함께 다녔는데, 굳이 남중이네 여중이네, 떼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걱정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이를테면 성격의 변화나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생각이 변해야 합니다. 학부모나 학교 측 모두. 남녀공학 한다고 모두 연애만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남학생들은 여학생 앞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부끄러워합니다. 또 여학생들의 참여로 남녀학생이 공존의 방법을 찾게 되는 거죠. 케케묵은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지역을 생각하세요.

△현재 통합논의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다시 논의가 시작된다면 남녀를 졸업한 동창회 모임을 주선해 적극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겠습니다."

중학교 모 교사 주장
진안의 한 학교에 재직 중인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그는 남녀공학을 긍정하지 않았다. 학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라 사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4년 전 통합 논의가 있었을 때 통합 관련 모임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는데.
"전체적인 통합의견을 들어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진안 군민 대부분 반대 의견을 내비친 걸로 압니다만.

△통합에 대해 반대의견을 가지신 겁니까?
"전주는 거의 모든 학교가 통합했습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부작용도 많습니다.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게 치일 수도 있습니다. 남학생들이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미국에서는 남녀공학이 제도화되어 있지만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어요.

△통합의 장점도 있겠죠?
"네. 그렇겠죠. 대표적인 부분이 남녀의 성역할인데, 솔직히 아이들은 밖에서 더 잘 배우지 않습니까? 여학생들도 마찬가지죠. (인터넷 등)주변 환경도 그렇고. 사춘기 시절은 중학시절이에요. 오히려 남녀공학으로 인해 말을 더 잘 안 듣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를테면요?
"남학생들이 더 교사의 말에 순종하지 않아요. 여학생들 앞에서 잘 보이려는 일종의 영웅심리랄까. 또 교사들의 고충도 큽니다. 생활지도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여교사들은 남학생의 숫자가 많을수록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중성화된다는 말도 많던데요.
"아예 한쪽으로 가는 녀석도 있고, 남녀가 서로 중성화되는 부분도 있어요. 전 성역할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한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 따로 있지 않습니까? 가사를 서로 보완하면 더 좋겠지만 아무래도 역할이란 것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구분이 돼야 하는데, 중성화되면 곤란하지 않겠어요?

△통합문제에서 이득과 손실이 따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교사들의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는 걸까요?
"전출입니다. 다른 학교로 가면 돼요. 하지만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감소되겠죠. 통합하면 더 이상 교사충원을 하지 않을 테고요. 이미 기존 인력은 차 있잖아요. 최근에 진안지역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데, 인재를 덜 뽑게 되면 이것도 지역의 손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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