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사 람

▲ 전형문씨
전형문
·부귀면 오룡리 오산마을 출신
·(현) 서울시문화재단정책보좌관
·서울시강북구청행정관리국장
·서울시도봉구청기획실장/건설국장
·서울시건설국건설행정과장
·서울시재무국계약심사과장
·서울시마포구부구청장
·서울시뉴타운기획단장역임

공자가 그랬다.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이라고, 뜻하여「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고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다」고. 이렇듯 귀(耳)가 순(順)해저서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 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이 나이, 60세 즉 이순(耳順)이 된다는 것. 우리말로 예순 살, 육순(六旬)이라고도 한다.

우리의 고향사람 전형문씨가 육순(六旬)이라는 한 인간의 또 한고비 인생행로를 맞으면서 그가 조금은 더 감회에 젖는 것은 그 세월, 그 초로인생(草露人生)의 덧없는 발자취를 그렇게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서울시 지방공무원임용공개경쟁시험에 합격하여 서울시청에 공직자(公職者)로서 입문(入門)한 뒤, 생활인(生活人)으로서 일가(一家)를 이루는데 있어서도 또는 직업관(職業觀)의 실천도장(實踐道場)으로서 목민(牧民)과 품위유지(品位維持)의 성공적완성(成功的完成)에 몰두(沒頭)해 온, 강산이 네 번씩이나 변하여 간 그 세월을 그는 눈을 감고 새해의 귀밝이술(耳明酒)에 취해가는 그러한 마음으로 어느 수녀시인의 음악 같은 이야기를 음미(吟味)하고 있었다고 들려준다.

하늘도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웃음을 재촉하는 장미/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름이/사랑의 이름으로/무심히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6월의 넝쿨장미들이/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걸어옵니다./

넝쿨장미 숲속만큼이나 어려운 서울특별시청, 그 이도(吏道)의 광장(廣場)을 그는 6월 30일 자랑스럽게 떠난다. 그리고 그는 지금 새로운 의지와 새 역사의 그 길에 동참하려는 환희에 넘쳐있다. 새로운 광야(曠野)를 찾아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서 우리는 새로운 깃발의 흔적(痕迹)을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의 야망(野望)이고 의지(意志)이며 우리 고을의 또 다른 바람이며 우리와 동행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판단(必然的判斷)임을 어쩌랴.

우리의 고향사람 전형문 씨.
그는 1950년 3월 천안전씨 가재공파 12대손으로 아버지 전정근씨와 어머니 박은순여사 사이의 2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다. 부귀초등학교와 전주북중학교를 마친 그 해 지병으로 고생하시던 아버지의 임종을 맞는다. 이 후 홀로 되신 어머니의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운명처럼 그렇게 80평생을 살아오시다가 돌아가신 그 인고(忍苦)의 세월을 그는 잊지 못한다고 했다.

못 배우고 가난한 설움 대물림 떨치려고 허리끈 동여매고 배워야 산다하고 등짐으로 학비를 마련하시던 그 아버지를 잃고 그리움과 서러움에 몸부림 쳤던 그 세월들도 그는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두해 동안 그렇게 어머니를 도와서 농사일에 빠져 있었던 동안 면사무소의 공무원들이 그렇게도 부럽더란다.

후일 그는 진안군에서 시행한 지방행정직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하고 2개월간 부귀면 면서기(지방행정서기보)로 근무한 사연을 여담처럼 그들의 노고에 관하여 술회한 적이 필자의 기억에 남아 있다. 하여튼 집안의 형편은 더 기울어져 어려워져 갔고 전형문씨는 손 위 누나와 매형의 도움을 받아 쌀 닷 말을 어깨에 메고 전주에 탈출, 전주영생고등학교의 장학생으로 학생회장으로, 그리고 전북대학교법정대학 장학생으로 2년을 수료하고 서울특별시청 그 이도(吏道)의 현장에서 평생을 만족하며 방송통신대학 법과대학에서 형설지공(螢雪之功)을 마치고, 서울시립대학 도시행정학과에서는 석사과정을 이수하며, 그의 인생 고비 고비마다 있었던 고학(苦學)의 철학에 관하여 그 의미를 터득하고 그 것이 주는 어떠한 고통도 감내(堪耐)하고 인생의 도리(道理)에 달관(達觀)하는 자세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우리의 고향사람 전형문 씨.
그는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에 관하여 동의 한다고 그랬다. 그것은 인위적(人爲的)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自然) 그대로의 흐름에 내맡기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혹자는 우주만물이 천명(天命)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라 주장하지만 노자는 우주만물이 도(道)에서부터 자연의 법칙에 따라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내가 태어나고 죽는 것,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세상에 나아가고 들어오는 것, 그 모든 것들이 천명이 아닌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생성(生成)되고 소멸(消滅)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故常無慾以觀其妙 常有欲以觀요 此兩者 同出而異名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무명천지지시 유명만물지모 고상무욕이관기묘 상유욕이관요차양자 동출이이명 동위지현 현지우현 중묘지문)노자도덕경1장의 글이다
-도(道)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항상된 도가 아니고 이름 할 수 있는 이름은 항상된 이름이 아니다. 무명은 천지의 시작이고 유명은 만물의 어머니다. 그래서 항상 무욕(無慾)으로 그 묘(妙)를 보고 항상 유욕(有慾)으로 구별을 본다. 이 둘은 같은데서 나왔지만 이름은 둘이어서 함께 일러 현(玄)이라 한다. 현(玄)하고 현(玄)해서 모든 묘(妙)의 문(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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