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이야기 97 진안읍 군상리 고향마을아파트

▲ 마을에서 노인분들을 위해 복다림을 해주는 날. 경로당에 할머니들이 모였다.
# 8월 13일 정오가 되어가는 시간, 고향마을아파트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경로당으로 모여들었다. 잠시 후 할머니들은 김창주 이장과 정인수 관리소장의 차에 나눠 타고 크로바회관으로 향했다. 이날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말복을 맞아 마을 어른들을 위해 복다림을 해 드리는 날이었다.
"맛있게 많이 드세요."
고상봉 입주자대표 회장의 말에 여기저기 "고맙다." "잘 먹겠다." 등 호응이 뒤따른다.
어느새 뜨거운 삼계탕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운 할머니들. 할머니들은 이날 맛있는 삼계탕으로 복다림도 하고 이웃의 정도 듬뿍 담아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향마을아파트는 건물만 지어졌을 뿐 입주자도 없는 삭막한 콘크리트 더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년 7개월 전 첫 입주가 시작되면서 지금은 318세대 중 287세대가 입주했다. 한 가구당 3명꼴로 친다면 900여 명에 달하는 인구가 고향마을아파트에 모여 살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고향마을아파트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이야기가 생겨나고 활기가 넘치는 마을로 변화하고 있다.
 
▲ 김창주 이장
단체 조직, 그 속에서 마을화합
현재 고향마을아파트는 노인회(회장 원종채), 부녀회(회장 장다연), 청년회(회장 조충원) 등 단체가 조직됐다. 또한, 각 동 반장과 대표들을 뽑고 입주자 대표회의(회장 고상봉)를 통해 마을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며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 부녀회는 3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자회, 노인을 위한 음식대접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바자회의 경우 2008년에 처음 시작한 후로 올해도 개최됐으며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봉숭아 꽃 물들이기' 행사를 통해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은 주민 모두가 화합하는 자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한편, 35명이 인원이 모집된 청년회는 현재도 회원 모집 중이다.
 
그린빌리지로 하나 되어
"현재 고향마을아파트는 시골에 있지만 주거형태는 도시형입니다. 도시형의 경우 옆집, 위아래 누가 사는지 모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인사하는 것이 고작이지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그린빌리지 사업입니다."

김창주 이장은 주민화합 차원에서 그린빌리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민도 많이 했지만 김창현(전 진안초등학교 교장) 씨의 실질적 경험을 도움으로 고향마을아파트 그린빌리지 사업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자주 만나서 대화하고 좋은 환경도 함께 만들어 가고, 그 속에서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김 이장은 그린빌리지 사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효과를 얻었단다.

▲ 고상봉 입주자대표 회장
마을의 화합은 물론 철쭉 밖에 없던 아파트는 어느새 56가지의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는 커다란 정원을 갖게 되었다.

"군에서 그린빌리지를 시행하고 있는 마을을 심사해서 평가를 합니다. 올해에 저희 마을이 좋은 평가를 얻어 기금을 확보한다면 앞으로 화단 펜스도 설치하고 아이들 교육을 위해 야생화를 심어 자연학습장을 만들 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또한, 김 이장은 동마다 딱딱한 101동, 102동이 아닌 예쁜 이름을 붙여줄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동마다 연결된 통로에 장미꽃 넝쿨을 이용한 터널도 구상 중이란다.
 
아이들로 활기찬 마을
고향마을아파트 주민 중 90%는 30~40대로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진안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곳도 고향마을아파트다.
어린 아이들이 많은 마을의 특성을 살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그린빌리지도 시작했다.

"처음, 어린이 그린빌리지를 하면서 공간제약으로 30명을 예상하고 토마토, 가지, 오이 등을 분양했습니다. 하지만, 신청자가 늘어 현재 48명의 어린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 장다연 부녀회장
어린이 그린빌리지 현장은 아파트 105동 뒤쪽으로 돌아가면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어린이 이름을 매단 가지, 오이 등이 아이들의 키만큼 자라 있다. 그 옆으로는 이웃 남광아파트 아이들까지 원정 올 정도로 인기가 좋은 토끼장도 볼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린빌리지 사업으로 아파트 주민 모두가 하나가 된 고향마을아파트. 정으로 어울리고, 웃음이 넘쳐 에너지 있는 동네. 몇 년 후 고향마을아파트가 어떤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을지 궁금할 뿐이다.

 

 

 

 

 

 

▲ 정인수 관리소장

 

 

 

 

 

 

 

 

 

 

 

 

▲ 젊은층이 대부분으로 활기찬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는 고향마을아파트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