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이야기 99 용담면 송풍리 새마을

▲ 새마을 전경

지난 26일 늦은 오후, 용담면 송풍리 새마을을 찾았다. 이날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은 이동규(74, 노인회 용담면분회장) 씨 집 앞엔 이동규 씨와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 햇볕에 말린 고추를 골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고추 널어놓은 포장재 위에 앉아 새마을의 첫 이장으로 활동해 온 이동규 씨로부터 마을이야기에 대해 들었다.
 

▲ 이동규 노인회 용담분회장

아직 신생마을
새마을은 용담댐 건설로 인한 행정구역 개편이 시작된 2001년 8월에 독립된 마을로 분리됐다. 독립된 마을로 분리되기 전에도 새마을이라는 이름으로는 불리었지만 행정구역으로는 옆 마을 농실과 한 마을이었다.

새마을은 용담댐 건설로 인한 행정구역 개편이 시작된 2001년 8월에 독립된 마을로 분리됐다. 독립된 마을로 분리되기 전에도 새마을이라는 이름으로는 불리었지만 행정구역으로는 옆 마을 농실과 한 마을이었다.

"새마을은 신생마을이라 마을에 대한 깊은 역사나 전해 내려오는 전설 등 이야기가 별로 없습니다."
이동규 씨는 새마을은 본래 농실에서 살던 사람들이 옮겨 와 형성된 마을로 역사가 그리 깊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이동규 씨는 새마을이라는 마을이 생겨난 배경에 대해 "농실에서 살던 사람들이 자녀가 장성하고 결혼을 하면 새마을에 땅을 사고 나무로 집을 지은 후 분가를 시켰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분가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하나의 마을을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이동규 씨도 본래 농실에서 살다가 새마을로 이사 온 것이란다.

'새마을' 새로 생긴 마을이라서 이름이 새마을일까? 이동규 씨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72년도 정도 되었을 거예요. 박정희 정권이었는데 새마을운동이 한창이었죠. 그때 우리 마을이 딴 마을보다 먼저 지붕개량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여기가 진짜 새마을 중에 새마을이다'라고 해 새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그때 마을을 따로 분리시켜 준다고 했었는데 안됐어요."

한편, 이 씨는 마을 이야기 중 뒷산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특별한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은 그야말로 '마을 뒷산'은 조선 소나무가 빼곡하다. 마을 주민들은 한국전쟁 등 혼란기 때도 조선 소나무만큼은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숲에 있는 나무들은 땔감으로 사용했는데 뒷산의 소나무는 절대 사용하지 않았어요. 특별한 이유보다 '마을 뒷산을 잘 조성하자.'라는 주민들의 뜻이 모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 박영희 이장
채송화로 예뻐진 마을
새마을은 채송화가 마을 곳곳에 심어져 있다. 2007년 참 살기 좋은 마을, 2008년 으뜸마을로 선정되면서 새마을은 조금씩 변화되어 왔다.
어떻게 새마을에 채송화가 피어났을까. 박영희 이장과 마홍화 부녀회장을 만났다.

박영희 이장은 한마디로 채송화 마니아였다. 채송화가 피어 있는 것을 보면 보석을 보는 것 같다는 박 이장은 채송화로 인해 마을이 변화되고 주민들도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회관 빈터에 채송화를 모종 해서 심었어요. 그 후 이장회의 갔다가 참 살기 좋은 마을 신청 공문을 받아보고 채송화와 별꽃을 찍은 사진을 첨부해 신청했지요. 그 후, 별 기대도 없었는데 참 살기 좋은 마을에 선정되었고 동네 꽃밭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채송화를 마을 곳곳에 심고 보니 동네가 환해졌다. 마을 주민들도 너무 좋아했다.
처음, 꽃밭을 조성한 후 풀 뽑을 일이 걱정이던 박 이장은 말하지 않아도 마을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꽃밭을 가꾸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도 감사했단다.

채송화로 인해 변화된 마을, 새마을은 지난 7월 채송화 축제도 개최했었다. 그리고 제2회 마을축제 기간에는 '채송화가 있는 새마을에서 아침을'이라는 주제로 체험프로그램을 갖기도 했다. 두 번의 행사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마을에 활력소가 된 것은 분명했다.

▲ 마홍화 부녀회장

박 이장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보다 마을에 작은 움직임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34가구, 예순아홉 명이 모여 살고 있는 새마을, 박영희 이장은 "앞으로 꽃밭을 예쁘게 가꾸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주민들이 더 단결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마을의 수익사업 쪽을 생각해 본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날 박영희 이장과 마홍화 부녀회장은 새마을회관이 너무 예쁘다고 자랑했다. 새마을회관은 채송화 그림이 그려져 있어 예쁜 외관뿐만 아니라 침대방과 온돌방이 있고, 민박 손님들을 위해 김치와 기본적인 양념도 제공한다.

한편, 채송화는 6월 초부터 9월까지 핀다. 9월 중순경이면 채송화가 한창이라고 하니 채송화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새마을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 고금순(79), 김호숙(82), 고풍자(67) 씨가 햇볕에 말린 고추를 다듬고 있다.

▲ 채송화가 한창 피어났을 때의 소공원 모습. 오는 9월 중순이면 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