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요즘 정치권에서는 한창 장관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여당은 국정을 다스리는 대통령이 속한 당이니 장관 임명자를 최대한 보호하려 하고, 야당은 어찌되었든 최대한 흠이 있는지 찾아내어 이를 밝히려고 한다. 그런 청문회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신문이나 방송으로 그런 내용을 보다보면 마음 불편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시겠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말이다.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 나쁜 방법으로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도 하고, 돈이 되는 땅을 어떻게 해서든 찾아내어 미리 사둔 다음 비쌀 때 팔아서 돈을 벌기도 하니 참 재주도 좋다. 그런 사람들이 돈이 많다고 부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부자는 더 돈을 벌고, 가난한 사람은 늘 가난할 수밖에 없는 돈의 고리가 정해지는 것은 아닌가 해 더욱 마음이 불편하다. 더군다나 선생인 내가 아이들에게 성공의 기준을 가르칠 때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둘째는 소위 위장전입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주소지를 옮겨가며 좋은 학교를 보내려는 사례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게 높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좋은 학교를 보내 자기 자식들에게 좋은 간판을 심어주려고 한다. 자식 잘 되는 것을 싫어할 부모가 있나? 다만 아이들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정직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린다. 높은 자리에 올라갔으니 나름으로는 열심히 살아서 그 자리에 올라갔을 터인데 아이에게 참을 가르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미래에 아이들의 출세와 자리를 지킬 수 있는가를 가르친다. 우리나라의 높은 사람들이 그런 식이니 아랫물이 깨끗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낮은 자리에서 이런 저런 거 따지지 않고 살아온 서민들이야 답답하고 한심할 노릇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진안의 모습이 떠올랐고 이런 불편한 진실과 함께 한 가지 생각이 든다. 내가 살고 있는 진안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누구를 헐뜯으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 없기 바란다.) 물론 서울 강남의 좋은 8학군 학교를 찾아서 주소를 옮기는 것과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읍내에서 참 많은 아이들이 그렇게 주소를 옮겨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교 선생 처지로 다 같은 학교인데 부모들이 보는 눈은 다른가 보다. 물론 부모님의 직장이나 아이의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아서 따위의 여러 가지 까닭이 있겠지만, 있는 사실을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 참은 참이고 거짓은 거짓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나와 친분이 있는 분이 있기도 하고, 모두가 불편한 진실이기에 뭐라 이야기하기도 참 그렇다. 보면 참 마음이 불편해지고 아이들에게 '참'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해질 따름이다. 하여튼 요즘은 언론에서 늘 나오는 '위장전입'이라는 낱말이 자꾸만 귀에 거슬린다. 나만 불편하게 느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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