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순씨 무농약 인삼 캐던 날■

▲ 박형순 씨
박형순씨가 무농약 인삼을 수확하던 지난 21일. 부귀면에 위치한 박씨의 인삼밭에는 이날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인삼을 캐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멀리 고창에서부터 진안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인삼을 고르고, 인삼을 줍는 작업을 했다. 이들은 어림잡아 50여 명은 되어 보였다.

한쪽에서는 인삼을 캐는 차량 2대가 인삼을 캐며 지나간다. 이를 뒤따르는 사람들은 인삼을 줍기 바빴다. 이 행렬이 꽤 길었다.

농약을 하지 않고 인삼을 재배한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날 실감할 수 있었다. 농약을 한 인삼밭보다 50% 적은 양이 수확되었기 때문이다.

무농약 인삼을 재배한 박형순 씨는 "무농약 인삼 재배를 권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로 5년 동안 인삼을 재배하면서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더 이상은 무농약 인삼 재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 심장 한 말이 아닌가 싶었다. 농약을 하지 않고 인삼을 재배해도 마땅히 판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농약 하지 않고 재배하면 더 많이 판매되고, 홍보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에 대한 회의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박형순 씨가 무농약으로 재배한 인삼은 상품 가치로 따지자면 손색이 없어 보였다. 아마도 농약을 했으면 더 좋은 상품으로 둔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관리를 했다는 증거다.

박형순 씨는 5년간 인삼에 농약을 하지 않고 재배하면서 어려운 점을 이야기한다.
"풀 메는 일이 어려워. 풀에 치이지. 서리가 올 때까지 죽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약을 하지 않으니까 죽이 일찍 죽어 인삼이 크질 못하지. 그렇다 보니 농약을 한 것에 비해 영양분을 많이 못 받지. 여러모로 무농약 인삼 재배가 어려워."

5년 동안 노력한 대가가 너무 적어 보였다. 농약만 했어도 지금처럼 후회스럽지는 않으련만. "농약 했으면 땅이 보이지 않게 나와." 이 한마디 말이 모든 것을 대신했다.

인삼은 농약을 하지 않으면 땅속에서 썩는 것이 더 많단다. 이번에 수확한 인삼도 대부분이 썩어 있었다. 그나마 관리를 잘해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농사를 망쳤을지도 모른다.

"농약을 했으면 1칸에 7채는 나오지. 농약을 하지 않으니까 1칸에 4채 이상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 그렇다고 농약을 할 수도 없고. 언제 와서 검사를 할지 모르니까. 농약을 검출되면 문제가 되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지."

그런대로 무농약 인삼 재배가 성공했다는 말로 들린다. 박형순 씨는 "소비자는 눈으로 먼저 먹는다."라는 말을 한다. 우선 크기를 보고 상품 가치를 따진다는 말 같다.
어쩌면 우리는 농약을 많이 한 농산물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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