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클러스터 용역기관에 한국조세연구원 선정, "전문기관 아니다" 질타

진안군의회는 지난 17일부터 7일간의 일정으로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를 진행했다. 지난호에 이어 산림자원과, 농업기술센터, 주민생활지원과, 문화관광과, 전략산업과, 재난관리과 등 6개 부서에 대한 감사 내용을 정리해 담는다. /편집자 주

▲ 전략산업과 장강섭 과장이 주요업무 추진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산림자원과
우리군 대표 관광지 중의 하나인 운일암반일암에 조성키로 했던 산책로 사업이 부서별 업무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이월시킨 건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욱이 사업 추진의 긴급성을 이유로 추경 예산에 편성한 사업을 이월시켰다는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3천만 원의 예산이 편성됐던 운일암반일암 산책로 조성사업에 대한 지적은 한은숙 위원 쪽에서 먼저 나왔다.

한 위원은 "실시설계 용역비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이월 시킨 건 대단히 잘못됐다."라며 사업비 반납을 요구했다. 이에 산림자원과 최규상 과장은 "운일암반일암은 관광지구여서 산책로를 조성하려면 준도시 지역개발계획 변경 고시가 완료돼야 가능한데, 그 업무는 문화관광과에서 추진 중에 있다."라며 문화관광과 소관 업무가 완료되는 데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서 간 업무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사업을 진행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다.

임산물 포장재 지원 사업이 홍보 부족으로 사업비가 남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로쇠 수액용기, 밤, 곶감, 고사리 등 4개 품목에 대한 임산물 표준포장재 지원사업비 1억 7천6백여만 원 중 7천2백여만 원이 잔액으로 남은데 따른 지적이다. 사업 신청자가 적어 사업비 잔액이 발생했다는 최 과장의 답변에 이부용 위원은 "곶감 농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비가 남은 건 홍보 부족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한기 위원장은 "곶감 포장재가 너무 초라하다. 포장재 디자인이 곶감 맛을 못 따라가고 있다."라며 품위 있게 디자인할 것을 주문했다.
 
◆농업기술센터
강경환 위원이 몸이 아파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농업기술센터(소장 노시출, 이하 농기센터)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농기센터의 기구 개편 요구가 먼저 나왔다.

김정흠 위원은 "농기계수리센터에 별정 6급이 있는데 왜 별도의 기구 편성 없이 지도계획 담당 산하에 두는가. 주민만족과는 기능 6급도 직제 편성해서 일을 하도록 하는데 농기계수리반은 6급과 별정 포함해 8명이 연중 일을 하고 있다. 현재 정원 내에서도 기구 편성이 가능한데, 왜 별도의 기구로 분리시키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어진 김 위원의 말을 정리하면, 농기계수리반은 농가에게 환영을 받으며 최일선에서 고생을 하는데 급량비나 시간 외 근무수당이 없고 인력보충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곳의 직제 편성에 비해 농기계수리반이 별도의 기구로 독립되지 않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기간제 근로자를 줄일 것을 요구해 온 김 위원이었지만 농기계수리반 만큼은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만큼 농가의 필요에 부응하고 있는 업무라는 뜻이다.

김 위원의 지적에 노시출 소장은 "직제 신설 건의를 사적인 자리에서는 했지만 정식으로 문서 제출은 한 적이 없다."라며 정식으로 건의 할 것을 약속했다.
 
◆주민생활지원과
주민생활지원과(과장 전명권)에서는 마이산 청소년야영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한기 위원장은 "위탁으로 운영되는 곳 중에 80%가 인건비로 지출되는 곳은 청소년야영장 뿐이다. 위탁이 아니라 직원 먹여 살리는 곳으로 전락했다."라며 "차라리 건물을 위탁자에 내주고 운영비 지급을 중단하던가, 건물을 철거하자. 감사에 지적만 받고 시정이 안 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요구했지만 전명권 과장은 별 대답을 내놓지 못 했다.

준공을 앞둔 장애인종합복지관에 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은숙 위원은 복지관 운영을 위탁 쪽에 무게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전 과장의 말을 듣고 "다음달이 개관인데 아직까지 결정을 못 하고 뭐했나."라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이에 전 과장은 "아직 나서는 위탁자는 없지만, 나름대로 장애인협회 등을 구상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 4곳을 연합회로 묶어 함께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문화관광과
군이 대표축제 명칭 선정 과정에서 장기적 계획 없이 짜맞추기식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7월에 해체된 축제발전위원회는 대표축제 명칭 발굴을 위해 진안마이골잔치, 진안마이건강축제, 진안마이골홍삼축제, 진안고원마이골잔치 등 4개 안을 제안했다. 군은 이 중 진안마이건강축제를 채택하면서 축발위가 제안한 명칭에 음악을 추가해 '진안마이건강음악축제'로 명칭을 결정했다.

축제명에 음악이 추가된 배경에는 축제에 초대 예정이었던 가무악예술단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한기 위원장은 "축발위가 3년에 걸쳐 축제명을 제안했다. 축제를 가무악예술단에 맡기다 보니 음악을 슬쩍 끼워 넣은 것 같다. 짜맞추기 식이다. 애써 만든 이름을 사업을 주기 위해 이름까지 변경한 느낌이다. (그러다보니)의회에서 예산 승인 받기 힘들 것 같으니 협력사업비로 처리한 것 아니냐. 군민의 의지는 반영 안 됐다.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주민공청회도 거치지 않았다."라며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정흠 위원도 "우리군 대표축제인데, 의회와 상의 없었다. (축발위에서)3년간 고민해도 못 나온 이유는 군민의 정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라고 질타했다.

진안리조트 관련 지적도 나왔다. 2003년부터 추진이 시작된 진안리조트 개발 사업은 군에서 4억 8천만 원, 진안리조트개발주식회사의 모기업인 메터스코리아주식회사에서 15억 2천만 원 등 총 20억 원의 투자금이 조성된 사업이다. 지금껏 사업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군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따른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정흠 위원은 "사업 추진이 안 되고 있는데 군에서는 뭘 하고 있는가. 언론에서 떠들고 나서야 움직이는 것은 직무유기다."라고 말했다. 전북녹색연합이 언론에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 군에서는 그제야 변호사에 자문을 구한 것을 질타하는 목소리다.

법인의 경우 출자금이 25%를 넘으면 공기업법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으나, 우리군이 출자한 4억 8천만 원은 24%에 머물러 공기업법이 아닌 상법에 적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전북녹색연합은 진안리조트와 관련해 공기업법을 적용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녹색연합이 다른 법을 적용해 진안군의 이미지를 버렸는데 항의 조차 안 했다. 소신 있게 해야 한다."라며 군의 태도를 비판했다.
 
◆전략산업과
홍삼·약초, 아토피 등 우리군 전략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전략산업과(과장 장강섭)에서는 아토피클러스터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기관으로 한국조세연구원이 선정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정흠 위원은 "(아토피 관련 전문기관이 아닌)왜 한국조세연구원을 선정했는가. 조세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은 아토피와 거리감이 있다. 조세연구원이 환경적인 문제나 아토피 관련 지식은 없다고 본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조사가 나올 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강섭 과장은 "용역조사 기관을 환경부나 기획부의 예비타당성 심사과에 의뢰한 결과, 조세연구원이 타당하다고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이한기 위원장도 "전혀 연관성 없는 기관에 용역을 맡긴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답변도 매끄럽지 못 하다. 국가 사업을 따오기 위한 용역 선정인가, 사업을 위한 용역 선정인가."라고 압박했다. 장 과장은 "국비 지원을 받으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김 위원은 "(아토피)전문기관도 아닌 조세연구원에서 짧은 용역 기간에 짜깁기 할 게 뻔하다. 조세연구원에 요역 맡긴 게 실패 요인이 될 것 같아 염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운영 저조로 위탁자가 수익을 내지 못하며 터덕거리고 있는 한방약초센터도 감사에 지적됐다. 한은숙 위원은 "2억 5천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지만 점포 배열을 잘 못 해 입주가 안 되고 있다."라며 앞으로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한기 위원장은 위탁자가 세입자로부터 받은 보증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위탁자가 도망가면 모든 책임은 군에 있다. 세입자 보증금까지 군이 책임질 상황이다."라며 군의 안이한 대처를 꼬집었다.
인삼 연작피해 방지를 위한 객토사업이 부적절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군이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객토사업 자체는 인삼 경작농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일부 객토량을 적게 투입하고 정상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허위 정산을 한다는 여론이 있음을 두고 나온 얘기다.
이부용 위원은 "객토를 위해 300평당 24대분의 흙이 투입되는데, 이는 땅값의 두 배다. ha당 1,500만 원의 예산을 올렸다지만, 주로 인삼 객토인 점을 감안할 때 적은 금액이다."라고 말했다.
 
◆재난관리과
마지막으로 진행된 재난관리과(과장 이수철) 감사에서 김정흠 위원은 "용담댐과 관련해 4개 면에 체련공원이 조성됐지만 진안읍과 용담면은 제외됐다."라며 "4개 면은 10억 이상이 지원됐지만 진안읍은 상수도 공사에 5억 원, 용담면은 한 푼도 지원 안 됐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수철 과장은 "최대한 고려하겠다."라는 답변을 했다.

또, 저류시설과 유지용수 확보 차원에서 진안로터리 마이지구대부터 고향마을아파트까지 중간중간에 보를 막겠다는 이수철 과장의 설명을 들은 이한기 위원장은 "보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다."라며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 유지용수는 꼭 필요하다. 호남도정공장에서 사양제까지의 하천을 정비했지만 관리가 안 돼, 현재는 지저분한 상태이다. 산책로도 조성돼 있지만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돼 있다."라고 말해 군의 관리가 허술함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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