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으로 합당한 대우 원해
복잡한 국적취득 절차문제

지난 23일, 산타 옷을 입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들고 부귀초등학교에 나타났다. 이날 장태평 장관이 가져온 선물의 주인공은 부귀면 다문화가정과 조손가정 아이들이었다.

장태평 장관에게 부귀면 방문을 요청한 사람은 부귀면 두남리에 사는 김영삼 씨였다.
농수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징검다리 써포터즈' (도시소비자와 농촌의 농업생산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함)로 활동하는 김영삼 씨는 "장태평 장관님이 참석한 한 간담회에서 소외된 다문화가정과 조손가정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가 되어 주시길 건의하였는데 장관님께서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하여 23일 장태평 장관은 '징검다리 써포터즈' 회원과 함께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들고 부귀초등학교에 온 것이다.

이날 장태평 장관은 아이들과 함께 부귀초등학교와 부귀면 자원봉사단이 준비한 떡국으로 저녁 식사를 마쳤다. 이어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고 각 가정과 사진촬영을 했다.

장태평 장관은 "이국땅에서 고생도 많고 애로사항도 많은데 지역과 나라를 지켜갈 아이와 가족을 위해서 살고 계시는 이주여성분들에게 존경심과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격려의 말과 함께 다문화가정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13년 전 한국에 온 오수기 사또미 씨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남편이 출타했을 때 면사무소에 주민등록증을 떼러 갔는데 내가 남편 집사람인줄 알고 있지만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이름이 없다보니 본인이 아니면 서류를 떼어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13년을 살았지만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외국인의 신분으로 대우를 받고 있는 상황을 호소했다.

아지벡코바 굴바르친 씨의 설명에 따르면 "복잡한 국적취득 절차로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이주여성들은 주민등록등본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다보니 아이가 학교에 입학을 할 경우에 서류상으로 아이는 엄마 없는 아이로 오해를 삽니다."라고 말한다.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외국인으로 되어있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족을 이루고 사는데 가족관계등록증이나 주민등록등본에 자신이 한 아이의 엄마이자 남편의 배우자임이 입증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또 사토미 씨는 "13년 전보다 다문화가정이 살기는 좋지만 자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이 남편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남편이 죽으면 생활을 어떻게 할까"라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남편의 부재로 생계를 이끌어 가야 하는 상황이 오면 농촌의 부족한 일자리와 교통의 불편함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산타모자를 벗고 다문화가정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장태평 장관은 "많은 인내와 노력으로 낯선 곳에서 애들을 잘 이끌고 가정에서 헌신한 어머니들이 든든하고 감사합니다."라며 가정에서 아내와 며느리, 어머니 역할로 애써준 이주여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덧붙여 "필요한 건 연구도 하고 교육문제도 상의를 해서 제도적으로 불편한 부분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라며 외롭고 불편해도 꿋꿋하게 조금만 참아달라는 부탁의 말과 함께 자리를 마무리했다.

▲ 굴바르친 씨 가족이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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