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비어천가 맏형 가족들 품으로

▲ 농비어천가 진안팀. 사진 왼쪽부터 이태호(28), 이진혁(31), 정명훈(30), 전상철(26)
무거마을 '농비어천가' 맏형인 이진혁(31)씨가 7개월 동안의 농촌생활을 잠시중단하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간다.

진혁 씨와 '농비어천가' 친구들은 헤어짐의 서운함을 달래기 위해 지난달 30일 무거마을 주민들과 한 자리에 모여 마을잔치를 열었다.

진혁 씨는 이날 "다음 달 아이가 돌인데 그동안 아내가 혼자서 경제적인 부분에 책임지는 일에 어려움이 많아서 올라가게 됐어요. 완전히 귀농을 접고 올라가는 게 아니니 농번기에 다시 내려와서 일손을 도울 계획입니다."라며 잠깐의 헤어짐이라고 이야기했다.
 
무거마을에서 7개월
진혁 씨는 무거마을에서의 농촌경험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귀농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할일 없으면 농사나 짓는다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막상 농사를 지어보니 정작 농사는 쉬는 날이 없다는 걸 알았어요."

눈이오나 비가 오나 작물이 다칠까봐 노심초사, 농번기가 아닌 때에도 다음 농사준비로 쉴 틈이 없다고 한다.
"농사지으려면 아마 365일에 360일은 일을 해야 할 각오를 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해요.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많이 벌수는 없지만 직접 지은 작물을 남이 먹고, 무엇보다 가족과 먹을 수 있다는 게 보람되는 것 같아요."
또 진혁 씨는 방송을 시작할 때는 카메라를 의식 한 건 사실이지만 나중에는 카메라 의식할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도 여기서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 보이는 일부가 아니라 친구들과 7개월 동안 24시간 붙어서 농촌에서 생활을 했어요."
이제는 헝클어진 머리와 옷에 묻은 고춧가루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신은진 마을위원장은 "7년 동안 묵어 있던 땅이었고 기계 드나들 길도 없어서 거의 손으로 땅을 매더라고요. 배추를 많이 못 팔아서 아쉽지만, 친환경농약도 안 쓰고 농사한 거 치고는 잘했지요. 노인들은 엄두도 안 나는데 이런저런 방법도 시도해 보는 게 기특했어요." 라고 말한다.
'농비어천가' 친구들과 무거마을 주민들은 진혁 씨가 아이 문제만 아니었어도 붙잡고 싶었다며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진혁 씨는 "제가 갔다고 해도 다른 친구들이 각자 맡은 일이 있기 때문에 농사를 계속 할 겁니다. 저는 그냥 어디 잠깐 다녀온다고 생각해 주시고 남은 친구들이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