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마당 담당 윤일호 선생님

딱지

2학년 구로다 마코토

딱지는 재미있으니까
못 하게 하면 안 돼
나는 딱지를 못 하게 하면
밥 안 먹을 거야
나는 딱지가 없으면
공부도 안 할 거야
딱지가 없으면
나는 죽는 게 나아
나는 딱지를 찢으면
아무 것도 안 할 거야
딱지는 내 친구니까
찢으면 안 돼

달팽이가 권투를 한다면

4학년 간다 아키라

만약 달팽이가
권투를 한다면
나는 달팽이를
많이 많이 사서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짓고
무슨 팀 무슨 팀
팀을 만들어서
권투 시합을 열겠다
달팽이 권투 시합
대만원이겠지

함께 나누는 생각

일본 아이들이 쓴 시 3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 책 <선생님, 내 부하해>에 나오는 어린이들 시를 살펴본 지 벌써 세 번째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화가 나거나 맺힌 것이 있으면 꼭 풀어야 한다. 맺힌 것이 풀리지 않거나 마음에 담아두고 살면 병이 되고 만다. 그 이야기를 잘 듣거나 글로 쓸 수 있도록 하면 그 때 하는 말이나 글은 참이 담겨 있다. 딱지 이야기를 몽땅 토해내고 아이는 아마도 마음이 후련했을 것이다. 꼭 글로 쓰지 않아도 하늘에 대고 소리를 지르거나 말로 떠들어도 좋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라 남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혼자 끙끙 앓게 되면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화가 났을 때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상상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시 2>를 쓴 아이처럼 달팽이가 권투를 하는 상상을 하거나 또는 미래의 학교를 꿈 꿔 보기도 하고, 세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지겠지. 자유로움은 나를 잠시 내려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꿈을 꿔보는 거야. 우리도 어떤 상상을 한 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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