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글 바로쓰기

많은 글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접하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그리 좋은 말은 아니다. 한자말이기도 하거니와 일제 35년을 거치면서 일본에서 들온말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들온말이라고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고 가장 큰 까닭은 '접하다'라는 말이 좋은 우리 말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볼까? '곰 사육 광경을 신문을 통해 접하고', '교육을 접할 기회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잘 계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강경대군의 죽음을 접하면서' 따위로 쓴다. 이런 글에서 '신문을 보고', '교육을 만날', '소식을 듣고'로 고치면 될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접하다'는 닿다, 대하다, 보다, 만나다, 받다, 듣다 따위의 말을 모두 사라지게 하고 있다. 웬만한 말은 사람들이 '접하다'는 말을 쓰기 때문이다. 우리 말이 지닌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어휘가 많은 것 아니겠나? 그럼에도 많이 배운 사람들일수록 '접하다'는 말을 많이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 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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