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정육점(백운면 동창리)
사육과 판매를 겸해 가격 낮춘 고랭지정육점

▲ 백운 고랭지정육점의 정전교 씨
소고기를 먹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돼 망설이는 이가 있다면 백운면 동창리 한우전문 고랭지정육점을 찾길 바란다.

백운면소재지에서 임실 방향으로 가다가 데미샘 쪽으로 좌회전 하면 곧바로 고랭지정육점이란 빨간 간판을 만날 수 있다. 고랭지와 빨간색이 사과를 연상시키지만 그곳은 엄연한 정육점이다.

기자가 오전에 고랭지정육점 문을 열었을 때 실내는 말끔히 정리정돈 된 상태였다. 절단기에는 살점 하나 붙어있지 않고 깨끗했다. 주인을 몇 번 부르고서야 안쪽 문에서 주인 정전교(61) 씨가 나왔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새벽에 암소 한 마리를 임실에 있는 도축장에서 잡아 왔습니다. 피곤해 잠시 쉬고 있는 참입니다."
갑작스런 기자의 방문이었지만 싫은 내색 없이 안쪽으로 안내하며 친절하게 자리를 권했다.

고랭지정육점 주인 정전교 씨의 장사 경력은 짧다. 10년 전 몇 해 정육점을 운영하다 문을 닫고 지난해 다시 문을 열었다. 그의 본업은 가축병원 운영과 한우 사육이다.

진안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의사로 활동해 온 부친을 따라 일을 배웠던 그는 33세 때 수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인공수정 가축병원을 운영해 왔다. 가축병원과 더불어 소를 직접 길렀던 정전교 씨는 소 가격이 계속 떨어지자 사육만으로는 힘들겠다는 판단에 정육점을 개업한 것이다.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고랭지정육점은 중간 마진을 생략시킨 만큼 가격을 낮출 수가 있었다.
"오랜 경험으로 사육한 한우를 도축해 직접 판매하니 가격을 낮출 수가 있었습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고랭지 백운에서 자급사료를 직접 제작해 품질 좋은 한우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전교 씨가 기른 한우는 맛이 좋고 저렴하다는 소문에 도축하는 날이면 단골손님들이 모인다. 인근에 사는 이들은 직접 찾아와 사가고, 전주 등지의 손님들은 전화로 주문한다고 한다. 그의 정육점은 비좁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택배용 스티로폼 상자가 가득 쌓여 있다. 그만큼 택배 판매가 활발하다는 뜻이다.

정전교 씨는 한우 중에서도 가장 맛이 좋다는 암소만을 사육해 판매한다. 그러나 이곳 암소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황소 가격에 맞추고자 노력한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도시민들의 전화주문이 많아지자 인터넷 판매로 눈을 돌린 정전교 씨는 한 달간 서울을 오가며 지인으로부터 인터넷 쇼핑몰 운영에 관해 교육을 받았다. 사육하랴, 판매하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맛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그는 몸을 사릴 겨를이 없다고 한다.

최근에는 더 좋은 한우 생산을 위해 자급사료에 유황을 섞으며 실험을 하고 있다는 그는 품질 좋은 한우 사육과 신뢰받는 유통을 통해 명실상부한 한우전문 직판장을 꾸려가고 있다. 문의: 011-652-5255, 홈페이지 www.hanwooeshop.com (3월 중 오픈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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