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 삼백집(군하리) ☎ 433-7877

▲ 든든한 후원자인 아들 김정규씨가 있어 신영자씨는 힘든 일도 수월하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오늘 점심 뭘 먹지?'이다. 아무래도 밖에서 먹는 음식은 조미료가 들어가서 오래 먹기가 힘들게 마련이다. 집에서 먹는 것 같은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점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밥을 먹고 싶은 사람에게 쌍다리 앞에 있는 삼백집을 추천한다.

신영자씨(55세)가 처음 삼백집을 연 것은 2000년이다. 처음에는 10평도 안 되는 곳에서 콩나물 국밥집으로 시작했다. 전주의 유명한 욕쟁이 할머니 콩나물 국밥집을 아는 사람은 안다. 하루에 딱 300그릇만 팔아서 삼백집이라는 상호가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삼백집이라 처음 이름을 짓고 장사를 했다.

"그 좁은 곳에서 하루에 50상씩은 팔았어요. 그러다가 사람들이 점점 콩나물 국밥을 안 먹고 그냥 밥을 먹기 원하더라구요." 그래서 밥집 운영으로 바뀌었다.
신영자씨의 고향은 익산이다. 결혼 후 광주에서 살다가 남편의 고향인 진안으로 온 것은 1984년이다. 한 달에 만 원짜리 월세방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진안으로 왔지만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아 신영자씨가 가계에 도움이 될까 해서 슈퍼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읍내 작은 슈퍼가 장사가 괜찮았다.
그러나 점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10년 정도 운영하던 슈퍼를 접고 밥장사를 시작한 것이다."아무래도 밥장사 하면서 술도 조금은 팔아야 하는데 그게 싫더라구요. 그래서 된장, 고추장, 김치 같은 것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지요."

진안시장 한 쪽에 영자식품이라는 가게를 하면서 삼백집은 세를 놓았다. 손맛 좋은 신영자씨를 아는 사람들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서 갖가지 장류와 김치를 사갔다. 특히 청국장이 한참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신영자씨가 만든 청국장환은 인기가 좋았다. 쥐눈이콩을 햇빛에 직접 말려서 만든 청국장환은 다른 것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런데 딱 2년 지나니까 유행처럼 번지던 것이 찾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러다가 아들이 군대 다녀와서 다시 식당을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예전보다 조금 식당 규모를 늘려 다시 문을 연 것은 2009년 10월 14일이다. 예전 자주 왔던 단골들도 신영자씨의 손맛을 잊지 않고 다시 되돌아왔다.

삼백집의 기본 반찬은 10가지 정도 된다.
"주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6시면 밥을 먹으러 와요. 그 아침에 밥 먹기가 까칠하잖아요. 그래서 반찬 한 두가지 정도 더 내놔요." 기본으로 나오는 국과 계란 후라이나 생선 구이까지 곁들여서 내놓는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과 입맛까지 생각해서 상을 내놓으니 밥을 먹고 나서는 사람의 마음도 든든하다.

삼백집은 아침 5시에 문을 열고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다.
"그래도 이 일이 훨씬 덜 힘들어요. 김치 만들어 팔 때가 몸이 더 고단했던 거 같아요. 온갖 종류 김치를 매일매일 만들어야 하고 쉴 틈이 없었어요. 그에 비하면 이거는 손님 없을 때 가끔 쉴 수도 있잖아요."
그보다 더 든든한 것은 믿음직한 아들이 후원자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와서 신영자씨와 같이 운영을 맡고 있는 아들 김정규(29세)씨와 딸 김송희(25세)씨가 있다.

김정규씨는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주방일을 배우고 있다. 김송희씨는 사회복지를 졸업한 후 지금은 어머니를 도우면서 잠시 쉬고 있다.
"잘 때 얘가 옆에 없으면 허전해요."
일찍 남편을 여의고 든든한 후원자 겸 남편의 역할과 친구의 역할까지 하는 자식이 옆에 있어 힘들지 않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신영자씨의 손맛과 집에서 먹는 것 같은 정성이 들어간 밥을 먹기 위해 예전부터 알고 있던 손님들도 다시 오고 정기적으로 현장 일을 하는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
삼백집의 메뉴는 불낙전골, 묵은지 갈비찜, 묵은지 닭볶음탕, 뚝배기 삼겹살, 아구탕, 청국장, 김치찌개, 그리고 가정식 백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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