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님(80, 동향 학선리 을곡)

5십년 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 시절에 길도 논들길였습니다. 논들길로 가마를 타고 안성 이목리에서 시집오기 전에는 부자라고 소문난는데 시집에 만이 부자는 아니라도 그냥 밥은 먹고 사는데 시아버니가 술을 너무나 좋와하셔서 봄이 오면 방아를 찌서 쌀을 한가마 내가지고 원촌가서 술을 다 잡수시고 오시면 배옹 안 나왔다고 아들레를 욕을 하고 그런데 실랑은 구닌가가 업섯고 구닌가서 삼년을 사는데 시어머니는 도라가셨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서너달 살더니 할머니를 하나 어더서 술장사를 한다고 술을 한 통 갓다 녹고 둘이서 잡수고 그라다가 할머니는 가고, 또 할머니를 하나 어더는데 애기가 둘이나 된 할머니를 어더서 살다가 가고 또 하나 어더는데 애기가 또 둘이나 된 할머니를 어더서 그 할머니는 끗가지 살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들, 딸 결혼식켜서 살다가 며늘리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고, 아들도 따라서 하늘나라로 갔지만 할머니는 오래 살다가 먼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내가 그럭게 고생을 하고 사랐는데 이럭게 좋은 세상에 나이가 만아서 몸이 말도 안 듯고 아푼데만 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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