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키고 맘이 아파 죽겠어요
성영경(71, 동향 학선리 새울)

3월26일 아들이 와서 거럼낸 거나 써볼까?
거럼을 못내서 걱정만 하고 인는데 우리 자근 아들이 금요일날 밤 열두시 와서 토요일날 거럼을 열두 경운기 내든니 저녁도 못 먹고 그냥 자고.

일요일날 아침 먹자고 한게 못 먹것다고 하든이 한 수저 떠 먹고 또 거럼 내는데 거럼 실고 논에가기만 하면 빠져서 고생을 하고.

일요일 날은 오전에 세 경운기 내고 점심 먹장게 또 못먹겄다고 해서 그라면 거럼 고만내고 도라지나 캐각고 가거라 햇던이 도라지 캐로 갓던이 엇지 심드러서 도라지 캐각고 집에 온게 며느리가 전화가 와서 빨니 오라고 한다며 정신 업시 고추장하고 현미쌀하고 도라지 하고 챙겨각고 보내고 생각하니 엇찌 맘이 압푼지. 아들오면 늘 안시킬내도 영감이 압파서 일을 못한게 엇잘수 업시 일시키고 맘이 아파서 죽것서도, 저녁이면 잠도 안오고 그래도 아들 오기만 하면 일럴 주거라 시키고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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