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전래동화
굴바르친(키르기스스탄)

오래 전부터 현재 키르기스스탄의 동북 지역에 위치한 이슥쿨 호수에 대한 옛날이야기나 전설이 때때로 내려왔습니다. 그 호수의 아름다움과 신비감 때문에 많은 전설들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옛날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 자료를 올려 보겠습니다.
 
이슥쿨 호수:
키르기스스탄 톈산[天山]산맥에 있는 큰 호수.
면적 6,200㎢. 평균수심 279m. 최심점 702m. 수면높이 1,609m. 키르기스어(語)로 '뜨거운 호수'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이다. 중국에서는 '열해(熱海)'라고 한다. 톈산지맥의 군괴이 알라타우(북쪽)와 테르스케이 알라타우(남쪽) 양 산맥에 끼어 많은 하천이 유입하지만 호수에는 유출구가 없다.
염분농도는 약 5.8‰이다. 표면수온은 여름에 20℃, 겨울에도 2∼3℃를 내려가지 않는다. 엄동에도 호안의 작은 면적을 제외하고는 얼지 않기 때문에 '열호(熱湖)'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호수에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살며, 황어나 잉어류의 물고기가 다소 어획된다.
연안은 남쪽을 제외하고는 평야가 발달해 있고, 오아시스가 펼쳐져 있을 뿐만 아니라 아크스 등의 휴양지가 있다. 또 동쪽 호안의 카라콜에서 가까운 구릉에는 탐험가 프르제발스크의 묘와 기념비가 있다. (자료: 네이버 백과사전)


아주 먼 옛날에 크고 높은 산 밑에 도시가 있었답니다. 그 산 정상에는 늙은 왕(키르기스어로 '한')이 살고 있는 커다란 성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늙은 왕은 수많은 재산을 갖고 있었고 또 잔인함으로 유명했습니다. 하루에 그의 부하 중에 한 두 명이 지하 동굴로 버려졌습니다.
어느 날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왕에게 어느 가난한 유목민의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아름다운 딸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귀가 솔깃해진 왕은 유목민의 딸을 갖기로 했습니다.

유목민의 딸은 산 밑 강가에 어느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유명하고 용감한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의 마음을 차지하려고 힘을 썼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녀는 모두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심지어 그녀 자신도 누구인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 아침에 해가 뜨기 직전 백마 탄 젊고 멋진 젊은이가 나타나서 그녀를 태우고 하늘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아주 높고 높은 영원히 녹지 않은 빙상의 정상까지 올라가서 멈추었습니다. 남자는 그녀를 안고 볼에 입맞춤 한 후 반지를 꺼내서 아가씨의 손가락에 끼어 주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곧 돌아오겠다. 돌아올 때까지 반지를 절대 손가락에서 빼지 마라, 그러면 어떤 불행이 닥치더라도 반지가 보호를 해 줄 것이다"
그 후 많은 시간이 흘렸습니다. 그러나 남자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사이에 왕의 부하들이 비싼 금품 및 선물을 가지고 그녀의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왕의 부인이 될 것을 명령을 했습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심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젊은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산으로 달려갔습니다. 거기서 그의 이름을 애타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메아리뿐이었습니다.

순간 손가락에서 반지가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한 그녀는 급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온 왕의 부하들이 그녀를 말에 태우고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눈을 떠 보니 도착한 곳은 쥐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늙은 왕의 성이었습니다. 왕은 그녀를 보자마자 아름다움과 티 없는 젊음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선물 공세를 하면서 부인이 되어 달라고 설득하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강한 거절을 계속했습니다.

왕은 그녀를 설득하지 못하자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녀를 강제로 갖기로 화를 내고 다가가자 그녀는 창문으로 달려가 순식간에 성 아래로 몸을 던졌습니다. 따라서 성의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벽들이 부서지기 시작했습니다.
성이 무너진 동시에 어디선가 물이 흘려들어왔습니다. 성은 완전 물속에 사라지고 그 넓은 평야에 물이 찰 때까지 어디선가 물이 계속 흘려들어왔습니다.

잔인한 왕의 성의 있었던 그 자리에 어둡고 날카로운 바위, 높고 높은 산 사이에 하늘 같이 푸르고, 크리스탈처럼 깨끗하고, 그녀의 마음처럼 뜨거운 산 호수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호수라 불렀습니다.
해가 치는 한 여름 조용한 달밤에 부서진 성의 벽들이 물속에서 나타나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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