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마당 담당 윤일호 선생님

할머니 머리 따 주세요

동해 망상초등 5학년 김슬기

오늘 아침에 할머니한테
할머니, 머리 따 주세요.
양쪽으로 따 주세요.

할머니는 "오냐"했다.
할머니는 나랑 같이 사는 데도
머리를 한 번도 안 따 주셨다.

"할머니, 손자들 머리 따 준적 있어요?"
"그래 니네 고모 어렸을 때 많이 따 주었지."
"그러면 머리 잘 따겠네요?"
"그럼."
"그럼 이쁘게 따 주세요." (2005. 7. 8.)

할머니 손

동해 망상초등 6학년 김지영

아침에
할머니가 감자푸대를 옮긴다.
옮기고 나서 감자를 꺼내
조그만 칼로 감자 눈을 잘라낸다.
눈이 없는 곳은 따로 잘라서
껍질을 벗기고 딴 대야에 넣는다.
쿵, 쿵딱, 댕그르르
대야에 늘 때마다 소리가 난다.
칼을 잡은 손은 많이 텄다.
내 손이 많이 텄다고
나는 할머니한테 돈 타서
핸드크림 사서 내 손에 발랐다.
지금 할머니 손 보니 미안했다. (2005. 3. 8.)

함께 나누는 생각

* 누구보다 가까운 할머니
요즘 부모들은 먹고 살기 바빠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맡기고 사는 경우가 참 많다. 물론 부모 이상으로 좋은 교육은 없겠지만 자식을 키운 시간만큼 또 오랜 시간 살아온 세월만큼 손자를 사랑으로, 정성으로 보살피는 분들이 바로 할머니, 할아버지다. 자식 키울 때야 먹고 살기 바빠서 어떻게 키우고 지나갔는지 모르고 세월이 흘렀겠지만 손자를 바라보면 자식 키울 때 이상으로 정성과 사랑으로 키우려고 하시는 분들을 가끔 뵌다. 문제는 꼭 먹고 사는 문제가 낀다.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께 손자를 맡기는 부모들 형편이 썩 넉넉하지 못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어려운 형편이 참 많다. 그러다보니 손자를 돌볼 시간보다는 일을 하러 가야 한다. 그런데도 정성으로 키우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 모습을 보고 자란 손자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손과 발을 보고, 얼굴을 보고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면 그 이상 좋은 교육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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