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임(72, 동향 학선리 봉곡)

밭테서 고추시물디 거름 헛치고, 우리영감 무듬이 밭티라 잡푸리 만이 나서 푸럴 뽑음선 "죽엇던 풀잎은 봄이 데면 다시 도다나는데 사람은 한 번 죽으면 음도싹도 엄는데..."하고 중얼중얼 하면서 풀 뽑다 보니 개구리 우는 소리, 뻑국새 우는 소리 산새 소리가 처령하기도 들렷다.

잔디밭테 두 다리를 뻑고 푸얼 뽑다보니 할미꽃 봉오리가 웃뚝나 왓써요.
우리망내 딸 사위에 손자, 산에가서 할미꽃 뿌리를 캐다 심더니 봄이데면 일찍 나와서 꽃피요.
사람은 춥다고 음추리는데 땅에서 나는 싱물드언 봄이데면 때를 찻아 나와요. 뻑국새는 봄을 차자 울고, 겨울에는 안 우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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