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말을 하는데 돈을 내야 한다면 어떨까?사람들이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은 나라, 혹은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나라가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거대한 공장에서 날마다 많은 낱말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은 그 낱말을 돈을 주고 사서 삼켜야만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낱말은 부자인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사치품입니다. 부자들은 비싼 돈을 주고 산 단어들로 다양한 말들을 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꼭 필요한 낱말을 사서 소중히 간직하고, 중요한 순간을 위해 함부로 입 밖에 내지 않습니다.그마저도 어려운 사람들은 쓰레기통을 뒤져서 버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난 짜장보다는 짬뽕을, 산보다는 바다를, 불멍보다 물멍을 더 좋아한다. 코로나로 인해 바다를 못 간지도 너무 오래라 그림이던 책이던 물이 나오는 무언가가 자꾸만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볼 책을 고르다 나의 눈을 사로잡은 책은 바로 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바루가 바다 오염의 심각성과 바다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만든 그림책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그는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기술하였는데 그가 바닷가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던 어느
푸른꿈 작은도서관에서는 지난 8월 둘째주 눈보라 책을 읽고, 관련한 영상 5편을 관람 후 도서관 친구들과 독후활동을 했다.'내가 북극곰을 위해 할 수 있는 실천'과 '그림책 속 북극곰 눈보라에 한마디'를 적기로 했다.학생들이 작성한 글들을 옮겨봤다.쓰레기를 적게 쓰기, 전기 아껴쓰기눈보라야 나무를 많이 심을게... (중앙초1. 배기훈)가까운 곳은 걸어가기, 여름에는 얇은 옷 입기, 겨울에는 옷을 여러 겹 입는다. 눈보라야 너 총알 잘피한다 !! 굿!! (중앙초3. 정은지)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닌다. 나무를 많이 심는다. 안 쓰는 전
가을이 오면 산과 강이 이루는 전경을 보며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진다. 코로나19로 인해 발걸음이 묶인 독자들이 이 여행서를 읽고 잠시나마 생각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소개한다.바람을 따라 구름을 헤치고 하늘을 쫓아 길을 걷고 철원에서 보성까지 곳곳을 둘러보는 국내 여행서이다. 1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강, 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산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서해안을 따라 바다를 소개하곤 한다. 이재영 저자는 우리나라 5대강인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의 발원지부터 하구까지 강을 따라 주요관광지를 답사하여 우
간서치(看書癡)!!250년 전, 반쪽짜리 양반인 서자의 집안에서 태어나 자신의 능력과 꿈을 펼칠 수 없었던 한 남자의 별칭이다.그 쓸쓸함과 무력감을 오로지 책을 보는 것으로 달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 그리하여 더욱 깊고 넓은 인간이 되어 세상과 사람에 대해 한없는 따스함을 가졌던 한 남자.그 남자가 바로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문장가로, 중국 시단에까지 이름을 날렸던 이덕무다.'간서치'는 '책만 보는 바보'라는 뜻으로 오로지 책 읽는 일에만 열중할 뿐 세상 물정에는 너무도 어두운 자신을 조롱하듯 이덕무 스스로가 붙인 별명이다.작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당연히 아빠가 되는 건데, 아빠가 되는 게 장래 희망이라니...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흔히 떠올리는 훌륭한 아빠 이야기인가 궁금해졌다.표지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꼭 닮은 얼굴에 똑같은 표정으로 정신없이 라면을 먹는 부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보통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 것 같은데 아들의 눈에 비치는 아빠의 모습은 다른가 보다. 아들에게 아빠는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자유'가 부러운 존재이며 엄마의 반대에도 밤참으로 라면을 끓여줄 수 있는
이 책은 1946년 독일에서 처음 출간되면서 한국과 동양의 문명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독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모르는 독자가 더 많을 것이다. 한국 최초 독일 유학생인 작가가 의학과 동물학을 공부하고, 동양학부 강사로 한국어 및 한국 문학 강의를 하면서 집필한 이 책은 10년 만에 독일어로 출간되었다. 나라를 빼앗기고 타국으로 망명한 작가가 조국과 친구들, 스승이자 영원한 친구 같은 아버지, 어머님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우리의 다양한 문화와 함께 서정적으로 표현하여 잔잔하면서도 큰
[여행에 지친 늑대가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늑대는 배가 고프고 다리도 아팠습니다. 호주머니에는 돈도 조금밖에 없었지요. '어떻게 하지?'늑대는 마을 바깥에 있던 농장을 떠올렸습니다."맞아, 거기라면 먹이를 구할 수 있을 거야..."늑대는 울타리 뒤에 숨어 농장 안을 훔쳐보았습니다. 돼지와 오리, 젖소가 따사로운 햇살 아래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배가 고파 헛것이 보이나?"]그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지 않나요? 우리들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늑대는 사납고 무서운 늑대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이 그림책 속의 늑대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
하얗고 빛나는 털을 가진 북극곰 눈보라는 눈보라가 몰아치던 날에 태어났다. 그런데 눈보라가 사는 북극은 매년 따뜻해져 빙하가 충분히 얼지 않는다. 빙하가 얼지 않아 사냥을 가지 못하는 눈보라는 점점 더 말라간다. 한때 새하얀 겨울 왕국 북극의 제일가는 사냥꾼이었던 북극곰 눈보라는 그 명성에 맞지 않게 굶주림에 시달리다 못해 사람이 사는 마을로 가게 된다. 먹이를 찾아간 마을에서 눈보라가 맞닥뜨린 현실은 북극곰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고함과 던져지는 돌맹이, 그리고 무서운 총구다. 그런 사람들을 피해 도망치는 눈보라, 먹을 것을 찾아
표지부터 싱그러운 초록색이 시선을 집중시키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제목과 같이 표지에 보이는 정원이 과연 메이의 정원일까요? 면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초록 숲, 그 속에 조그마한 것들이 여기저기 숨어있습니다. 면지에 머물면서 숨은그림찾기를 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어요.메이의 가족은 도시로 이사를 갔어요. 메이는 정원을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지요. 고개 숙인 메이와 메이의 손에 들린 꽃, 그 뒤를 따르는 개의 모습이 이사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잘 보여주네요. "새 정원을 만들면 되지" 엄마가 말했지만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들 틈
한국 아동 문학사에 큰 별이 된 작가 권정생!아름다운 동화 작가, 자발적 가난을 살았던 거인, 세상 모든 약자들의 친구...권정생 선생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중 단연 으뜸은 '사랑의 작가 권정생'이다. 그 어떤 말이나 문장으로도 오롯이 담아낼 수 없는 작가, 그 마음의 크기를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작가 권정생을 이 책의 저자 이충문은 어떤 꾸밈이나 군더더기 없이 생전의 모습 그대로 우리 앞에 다시 불러 세웠다.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이란 책을 통해서다.이 책은 가난이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운 인간의 조건인지, 너와 나 구별없이 함
한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을 만드는 가족! 가족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상처와 슬픔의 대부분은 가족에게서 일어난다. 남들에게 얘기할 수도, 남이 함부로 개입할 수도 없기에 너무 늦게 발견하거나 발견되더라도 거의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인 작가가 알콜, 거식증, 지적장애, 망상과 치매, 조현병, 공황장애, 사회공포와 우울, 신체증상장애 등등의 사례에 따른 의학지식과 처방을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병들이라 그들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
어릴 적 여름날 저녁이 되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옥수수, 감자, 다슬기를 먹었던 기억이 떠 오른다.작은 산골 마을에 밤이면 풀벌레들의 합창 소리가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다. 밤하늘엔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아름다운 수를 놓았고 어디선가 날아든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춤을 추곤 하였다. 처음엔 반딧불이를 보고 도깨비불이라며 소리를 지르면서 어두캄캄한 산밑까지 동네 아이들과 뒤쫓아가며 놀기도 했었다.오래전 만난 이 그림책은 나를 동심의 세계로 초대하기에 충분했으며 글 하나하나 그림 한 장 한장이 참으로 아름
주인공 아치볼드 레오폴드 루트모어는 지리학자이다. 어느 날 부두에서 나이든 뱃사람으로부터 그림이 새겨진 '거인의 이'를 구입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치볼드는 거인의 이에 거인족의 나라로 가는 지도가 새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인족의 나라로 가는 도중 깊은 밀림과 강물을 만나고 사람 머리를 자르는 무서운 부족의 습격을 받아 홀로 남게 된 아치볼드는 갖은 고생 끝에 드디어 거인의 발자국을 발견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세세한 삽화와 함께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책의 첫 장에 쓰여진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라는 말은 무슨
얼마 전 큰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상처를 받는 일이 생겼다. 평소 자기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아이가 대성통곡을 하며 이야기 하는데 적지 않게 놀랐다. 이야기 끝에 학교에서 읽은 '아몬드'라는 책의 주인공이 자기와 비슷해서 자기가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마음으로 읽었다며 엄마도 읽어보라며 추천을 해주었다.아이의 추천을 받고 읽은 '아몬드'라는 책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캐릭터이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살아가기 위해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나는 아직 어리고 전쟁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핵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머리도 빠지고 이도 빠지고 마실 물도 없고 밖에 나가서 뛰어놀 수도 없더라.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다. 학교도 못 가고 친구들과 뛰어놀 수도 없고 매일 언제 죽을지 벌벌 떨면서 어두운 땅속에 갇혀 있어야 한다니..그런데 이상한 건 책에 나오는 주인공 할머니 할아버지는 뉴스에서 하라는 대로 잘 따라 했다.나 같으면 의심을 해 봤을텐데 말이다.세월호가 생각났다. 세월호가 침몰할 때에도 선장이 가만히 있으라고 하니까 배에 타고 있던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잊지 말아야 하는 사건이 하나 있다. 민주주의를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낸 5.18민주화 운동이다. 이 '꽃잎처럼'이라는 작품을 보면 우리가 왜 잊지 말아야 하며 항상 이날의 교훈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노력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에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이 글을 쓴 저자 정도상 저자는 1987년 단편 '십오방 이야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며 시대의 그늘과 그 안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문체로 그리며 표현해 온 작가이다.이 작가는 '길을 아는 사람보다 길을 걷는 사람이 되어야 한
몇십 년 만에 다시 손에 쥐고, 내 책상을 차지한 소설 '토지'!이번엔 만화다!!만화 '토지'는 박경리 원작 소설 '토지'를 만화가 오세영 선생이 그 특유의 필치로 섬세하게 그려낸 책이다. 개성 강한 남도 사람들의 걸죽한 입담과 사랑, 슬픔에 관한 이야기는 봄날 내내 도서관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을 설레게 했다.제대로 된 만화가 그렇듯, 만화 '토지'는 원작의 문학성을 전혀 흩트리지 않으면서 시각적 재미와 예술성이 더해져 집중이 잘 되고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나는 집 안팎일들을 하면서 하루에 한 권 정도는 충분히 읽었다. 그런 점에
하루에 3분만 본다면 노안과 근시가 좋아진다니 제목부터 관심이 가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히라마쓰 루이라는 안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이다. 그가 일본에서 출연한 방송을 통해 이 시력 회복법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가보르 패치'의 모든 것을 알려 주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노안, 근시, 눈 건강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이들 모두가 시력을 개선했으면 한다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시골의 작은도서관의 특성상 어르신들은 책을 보고 싶어도 작은 글씨 때문에 오랜 시간 책을
살면서 한순간이라도 '불안'과 '고민'에서 자유로운 적이 있을까? 닥치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현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어느새 또다시 '불안'과 '고민'은 스멀스멀 올라온다.이 책의 저자 강상중은 재일교포로 살면서 일본의 저성장 시대를 겪었다.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정보와 고령자가 넘쳐나는 일본에서 노인으로 살고 있다.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을 해석하며 "나는 누구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춘은 아름다운가?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