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축제 준비하는 주천면 중리·산제·양명, 정천 무거·학동마을

진안군 마을축제는 특별함이 있다. 마을과 마을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어느 곳도 이처럼 30개 마을이 참여해 축제를 하지는 않는다. 제3회를 맞는 진안군 마을축제는 각 마을의 위원장과 이장 그리고 주민이 함께한다. 하지만, 마을축제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 혹은 축제의 내면을 들여다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만의 축제'로 치유해 버리기도 한다. 올해 축제는 이러한 생각보다는 각 마을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에 참여해 보고 평가를 했으면 한다. /편집자 주

▲ 주천 중리마을

요즘 농촌은 바쁘다. 그러나 일손이 없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일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운 날이 올 것만 같다.
이러한 농촌의 풍경을 뒤로하고 찾아간 곳이 주천면 중리마을, 산제마을, 양명마을과 정천면 무거마을, 학동마을이다.
이 5개 마을은 제3회 진안군 마을축제에 참여를 하는 마을이다. 어느덧 3회째를 맞는 마을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5개 마을을 찾아가 보았다.
 

▲ 주천 중리마을 구충서 위원장

◆중리마을, 매미 음악회 열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중리마을이다. 이 마을은 주천면에서도 운일암반일암을 지나쳐야 하는 곳이다. 대불리에 속한 중리마을은 마을 입구부터 남달라 보였다.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돼 마을입구 표지석도 큼지막했다.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되면서 멋진 건물도 지어졌고, 이곳을 이용하는 휴양객과 사회단체 워크숍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는 몰라도 중리마을은 제2회 진안군 마을축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참여한다. 시원한 그늘이 드리운 골짜기의 오솔길을 걷는 것에서부터 매미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마도 중리마을에 가보지 않고는 그 느낌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중리마을 구충서(56) 위원장은 "우선 올해 축제도 준비를 하고 있지만 내년 축제에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라며 "여러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 마을에서 이러한 축제를 해야겠다고 느낀 적이 많다."라고 말했다.

▲ 주천 산제마을 이근우 위원장

◆산제마을, 삼태미 물고지 잡기 행사
다음으로, 찾아간 곳이 용덕리 산제마을이다. 이 마을은 충남 금산군과 경계에 있다. 그러면서도 용덕리 맨 윗마을이다. 중리마을 회관 앞에는 408년 된 아름드리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마을축제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지금 한참 짓고 있는 정자 지붕에 글을 새기는 시간도 갖는다. 마을을 찾는 향우 및 방문객들은 올해 잘 지어진 정자에서 쉼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산제마을은 휴가철을 맞아 아들, 손자·손녀가 마을에 모이는 자리를 마련한다. 산제마을에서는 이번 마을축제에 특별한 의미부여보다는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축제의 주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산제마을에서는 삼태미로 물고기 잡기, 408년된 느티나무 보호수 둘레 잇기, 단오제 재연 등이 계획되어 있다.

이근우(50) 이장 겸 위원장은 "동생하고 나하고 느티나무 아래에서 놀자는 제목으로 정했다."라며 "옛날에 놀던 기억도 떠올리고, 기왕 휴가 가는 것 고향에서 계시는 부모님과 하루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마을 주민들의 자녀들에게 초청장도 보내려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산제마을에서는 고향을 찾아오는 아들, 손자·손녀가 부모님께 큰절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 주천 산제마을

◆양명마을, 솟대·목공예 체험
주천면 양명마을은 솟대·목공예 체험을 테마로 이번 제3회 진안군 마을축제에 참여한다. 양명마을은 제2회 마을축제와 똑같은 주제로 올해도 참여하지만 내용만큼은 좀 다르다.

시골에서 마을별로 이루어진 노래자랑을 '논두렁 밭두렁 가요 콩쿠르'라는 제목으로 진행해 구봉산 아랫마을답게 시상도 구봉산 제1봉 상에서부터 제9봉 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품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리고 그린빌리지와 참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 으뜸마을 가꾸기 사업, 산촌생태마을 등 그동안 마을의 변화를 사진으로 전시할 계획이다.

김종천(52) 위원장은 "첫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를 기반으로 알차게 마을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마을 광장을 주무대로 주민과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벌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골에는 가요 콩쿠르가 있었다."라면서 "지금은 흔하지 않은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행사 명칭도 시골정서에 맞게 논두렁 밭두렁으로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1박 2일 동안 참여하는 양명마을 축제는 '구봉산 양명마을 한여름 추억 여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왼쪽부터 주천 양명마을 조성섭 노인회장, 서팔용 마을총무, 김종천 위원장

▲ 정천 학동마을 최명근 이장
◆학동마을, 마을에서 추억만들기
씨 없는 곶감으로 알려진 정천면 학동마을. 이 마을은 '씨 없는 곶감 마을에서 추억만들기'라는 제목으로 제3회 마을축제를 연다.
학동마을은 이번 마을축제를 통해 마을주민과 향우들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주민이 함께했던 놀이문화를 재연할 계획이다.
학동마을 최명근 이장에 따르면 감자삼굿 체험을 이번 마을축제에 선보일 생각이라고 한다. 최명근 이장은 "감자삼굿이 어렵지 않다. 불 위에 자갈을 덮고, 자갈에 물을 부어 감자를 익혀 먹는 것이다."라며 "솥에 삶아 먹는 것보다 못하지만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놀이와 체험은 마을주민들과 향우 그리고 방문객들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민과 향우의 만남의 자리가 주 목적이 될 것 같다.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은 한번쯤 찾아가도 괜찮을 듯 싶다.

한편, 학동마을은 지난 마을축제에서 아이들에게 구워준 감자가 인기가 좋아 올해도 감자와 옥수수 등 먹을거리를 마련해 마을을 찾는 아이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 정천 무거마을 권대웅 위원장

◆무거마을, 공연도 보고 비비밤도 먹고
정천면 무거마을. 이 마을에서는 작년에 이어 마을주민·향우가 함께하는 특별한 음악회를 연다.

무거마을은 제2회 진안군 마을축제 기간에 전주 사랑나눔 음악회에서 공연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올해에도 같은 팀이 찾아와 음악회를 한다.
저녁시간에는 마을 이곳저곳에서 채취한 고사리 취나물 등 산나물을 첨가한 뷔페식 비빔밥이 제공된다. 그리고 또다시 마을주민·향우가 어우러진 가족 노래자랑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사진전시회도 열린다. 그동안 무거마을에서 진행한 참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과 으뜸마을만들기 사업 그리고 산촌생태마을 사업 등 과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더불어 진행중인 산촌생태마을은 향우들에게 의견을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마을을 둘러보며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해 의견도 나눌 생각이다.

권대웅(52) 위원장은 "무거마을에서는 이번 마을축제 기간을 통해 뷔페 비빔밥 먹기, 두부만들기 체험, 음악회, 가족 노래자랑 등 함께하는 축제를 할 계획이다."라면서 "마을주민과 향우의 대화시간도 가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모범을 보이고 있는 무거마을의 변화가 이번 축제를 통해 어디까지 펼쳐질지 벌써 기대가 된다.

▲ 정천 무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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