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면 반송리 두원마을 양연철 씨

▲ 양연철 씨
고향, 진안으로 돌아와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스스로 "내가 필요로 하게 하자."라며 백운면 반송리 두원마을에 살고 있다.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은 것이다.

그렇게 고향에서 삶을 산지 1년 4개월째 되었다.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양연철(55) 씨. 비록 지금은 형의 땅에 무허가 하우스에서 살고 있지만 주위에서 성실함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서울에서의 삶이 고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우스 내부에는 벽지도 바르고, 보일러도 놓았다. 살림살이는 서울에서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한두 가지씩 마련해 주면서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 그는 마을 일과 건축일을 배우면서 한우 사육에 도전하고 있다.
 
고향에서의 새로운 삶
양연철 씨가 고향으로 귀향한 것은 형 양현철 씨의 권유가 컸다. 양연철 씨는 지난 4월 잠시 잠깐 머물 거라 생각하고, 형 양현철 씨가 살고 있는 두원마을에서 머물렀다. 양연철 씨 형, 양현철 씨는 "시골에 와서 살아도 괜찮다."라고 권유했고, 양연철 씨는 스스로 고향에서 살기로 결정을 했다. 그렇게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양연철 씨는 큰아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건축일을 배우고 있는 양연철 씨는 장비도 구입했다. 그러면서 소자본으로 한우 두 마리를 장만해 키우고 있다.

"작년부터 1년 동안은 형님 사과밭에서 농사짓는 일을 배우면서 경험을 쌓았어요. 그러면서 농촌에서의 살길을 찾았죠. 그렇게 찾다 보니 도시보다 일거리도 많았어요. 동네 일부터 정자 마감재 처리 등 조금만 부지런하면 농촌에서도 할 일은 많더군요."

그렇다고 무작정 전입하고, 터를 잡은 것도 아니었다. 양연철 씨는 3개월 동안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 여건도 살펴보았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인데 결정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기간이지만 도시의 삶과 농촌의 삶을 비교한 결과 농촌의 삶이 여유롭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공기도 좋고, 생활비도 적게 들어요. 막걸리 마시며 옛날이야기도 할 수 있고요. 심적으로도 여유가 있고요.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나만 열심히 살면 생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는 거죠."

인심도 얻고, 돈도 벌고
서울에서 나전칠기 사업을 경영한 양연철 씨. 고향에서도 그의 노하우는 여실히 발휘되었다. 한번은 마을에서 정자를 짓고, 마감재 칠을 했는데 벗겨진 모양이다. 이 상황을 해결했다. 그러다 보니 소문이 나 인근 마을에서도 마감재 칠을 요청해 왔다. 그렇게 인심도 얻고, 돈도 벌었던 경험담도 양연철 씨는 이야기해주었다.

"지금은 여기저기에서 일해달라고 하는 데가 많아요. 겨울에는 이집저집 땔감도 해주었죠. 농산물 수확도 해주고요. 동네 어르신들이 시장갈 때는 차를 태워주곤 했어요. 어르신들은 고마움의 표시로 쌀도 주시고, 마늘, 깻잎, 김치 등을 주세요. 마을 어르신들이 고맙죠. 그런데 그분들은 저보고 고맙다고 해요."

농촌에 젊은 사람이 없다 있는 것도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양연철 씨가 고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했던 부분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두 마리로 시작한 한우 키우는 일은 앞으로 20마리까지 늘리려 하고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동산을 만들어 보고 싶은 꿈도 꾸고 있었다. 스물아홉 살에 칠기 대회에서 서울시장상을 받는 등 젊은 시절의 도전을 고향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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