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주에 만난 사람 … 잡지수집가 주천면 무릉리 서상진 씨

▲ 서상진 씨
잡지수집가 서상진 (57·주천면 무릉리)씨가 한국잡지산업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제46회 잡지의 날을 맞은 지난 1일이었다.

한국잡지협회(회장 이창의)는 1일 오전 11시에 제46회 잡지의 날 기념식을 사학연금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잡지문화 진흥에 공헌한 잡지업계 종사자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월간 ‘수사연구’의 전웅진 대표 등이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는 진안군의 서상진 씨 외 10명이 선정됐다. 수상자 중 회사나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이는 그가 유일하다.

서울에서 이틀을 보내고 지난 2일 본사를 찾은 서씨는 멋쩍어 했다.
"종이쪼가리 한 장 받으러 서울까지 다녀왔다. 이거 뭐 상금도 없고 그냥 명예다. 오라니까 갔지. 뭐."
멋쩍게 웃는 모습은 익숙하지만 그 웃음 속에는 나름 잡지에 인생을 걸어온 자신의 삶을 어디에선가 인정받았다는 점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근대 잡지 보유로는 국내에서 최고다. 각지에서 전시회를 가졌고 진안에 정착한 이후에 서너 차례 전시를 가진 적이 있다. 관련 논문을 쓰는 학자들도 집으로 찾아와 열람하는 경우도 있다.
그에게 잡지는 어떤 존재일까? 잡지를 통해 젊은 시절 '배움'을 대신했다. "자신의 인생사와 닮은" 잡지. 그만큼 애착이 강하다.

"어린 시절, 우리는 잡지를 보면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뒤통수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같은 책을 보는데도 말입니다. 서점을 가보세요. 책꽂이에 꽂힌 책들은 상품가치를 인정받지만 잡지는 서로 포개진 채 진열됩니다. 이런 잡지를 보면서 '나와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측은한 맘이 생겼습니다."(2006년 12월 본보 인터뷰 중)

그가 시골을 택한 이유도 잡지 때문이다. 그의 서고가 잡지로 가득 채워지면 질수록 그는 또 다시 시골로 눈을 돌려야 했다.
"집값이 너무 비싸. 잡지 모시려고 뼈 빠지게 일해야 하는데 못할 짓이지. 시골. 좀 좋아?"

경제철학이다. 시골을 택하는 대부분이 주창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과제이기도 하다.
"덜 벌고, 덜 쓰면 되지. 대신 자유가 생기잖아."
시골에 들어와서 확실한 주관과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집짓는 일을 맡아서 생활비를 벌고 "집짓는 일이 없을때면 논다"고 한다.

다시, 잡지. 장관상을 받았지만 여전히, 아직도 욕심이 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잡지를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욕심이다. 은근하게 진안군이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이 잡지. 개인이 갖고 있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대로 된 장소에서 대접받으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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