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말하기대회 우승한 팟사라와디 싸무와롯

“처음부터 지금까지 남편, 많이 사랑합니다. 왜냐하면 제 남편 좋은 사람입니다. 지난 1월22일 우리 딸을 낳고 입니다. 제 남편, 저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밥해 주고, 옷 빨아 주고, 집안 청소까지 다 했습니다. 하나만 안 했어요. ‘여보, 애기 똥 쌌어요. 빨리와요’.”

 

“별에게

보고싶다고 전해 주세요.

당신은 다 받아요.

나는 당신을 항상 걱정하고,

늘 사랑해요····.”

 

그녀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서 남편에 대한 사랑이 담뿍 묻어난다.

그녀의 고향은 머나먼 이국 땅 태국이다.

29살이던 2003년 5월6일, 한국에서 날아온 강성원(38)씨와 결혼 한 그녀는 올해로 주부 3년차를 맞았다.

스물 하고도 아홉 해를 살아온 고향땅을 떠나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의 결혼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맘 따뜻한 시아버님은 그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고, 이러한 가족의 힘은 한국에 온 지 3년밖에 되지 않는 그녀에게 훌륭한 한국어 실력을 선사했다.

 

지난 10월27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2006 결혼이민자 가족한마당,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팟사라와디 싸무와롯(32·진안읍 군상리)씨.

가족들의 사랑을 버팀목으로 지난해 첫 대회에서도 최고상인 세종대왕상을 수상했던 그녀가, 2년 연속 한국어말하기 실력을 선보이게 된 셈이다.

복중에 7개월 된 아이를 품고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9개월 된 예쁜 딸 유진(강유진)이가 엄마와 함께 했다.


유진이에게 한국말 가르칠래요


아직도 한국말은 어렵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 혹은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해야 할 말이 각각 다르다.

하지만 그녀는 참 열심히 한국말을 배워나갔다.

좀더 빨리 머나먼 이국땅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국말을 빨리 배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바로 하루하루 다르게 자라는 예쁜 딸 유진이다.

“빨리 한국말 배워야 해요.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한국말, 직접 가르쳐 주고 싶어요.”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한국노래도 따라 부르고, 아이와 함께 텔레비전도 열심히 본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 가장 훌륭한 한글 선생님은 바로 시아버지다.

“얼마나 차근차근 잘 가르쳐 주시는데요. 너무 많이도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가르쳐 주세요. 그래서 한국말, 빨리 배웠어요.”

 

그녀의 욕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8월에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 40여명의 외국인 주부들과 정보도 교환하고 함께 어울리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어울림’이라는 모임을 결성해 대표까지 맡은 그녀였지만 그녀는 더욱도 한국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한다.

아직도 태국사람, 필리핀 사람, 베트남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그녀를 더욱 더 한국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한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는 아직도 전 한국사람이 아니에요. 그래서 일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아이 때문에 군에서 하는 교육에 잘 참가하지 못하지만 컴퓨터도 배우고 다른 교육도 배워 일을 할 꺼에요. 일하면서 보람도 얻고, 일을 해야 나도 진정한 한국 사람으로 인정받게 되지 않을까요?”

웃음이 묻어나는 환한 얼굴과 어느덧 밴 구수한 사투리까지.

그녀의 걱정과 달리, 그녀는 영락없는 한국 아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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