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놀·토에 선생님과 여행가요”
“우린, 놀·토에 선생님과 여행가요”
  • 박종일기자
  • 승인 2006.11.10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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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여행떠나는 진안초 오형근 교사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배울까? 학교생활은 잘 적응할까? 무엇을 가장 어려워할까? 등 학부모라면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문제지만 아이들이 내면까지 들여다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진안초등학교 4학년 1반 학생들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스스로 학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반 학생들은 모둠활동을 통해 스스로 견학할 장소를 정하고 준비물과 친구와 나누어 할 일 등을 계획을 세워 그 계획에 맞춰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학생들의 모둠활동은 ‘사회’와 ‘사회과 탐구’교과서에 찾아볼 수 있는데 박물관 견학과 문화재 답사를 떠나기 위해 오형근 담임교사와 쉬는 토요일에 모둠 조별로 계획서에 맞는 장소를 찾아간다.

물론 스스로 점심 도시락도 챙기는 것을 잊는 아이들이 없을 정도로 좋아 한다고 한다. 모둠의 첫 번째 조는 김제 벽골제 수리 박물관, 금산사, 지평선축제 등 계획을 세웠다.

 


고창읍성을 방문한 아이들이 직접 형벌체험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첫 번째 모둠

첫 번째 모둠부터 2명의 학생이 개인사정으로 불참하는 사태가 발생해 첫 모둠이 어째 불안불안 했다.

하지만 2명의 학생 때문에 나머지 학생들까지 동요할 것 같아 오형근 교사는 문화제 현장 체험 학습을 위해 김제로 향했다.

오형근 교사는 “처음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지 않아 가벼운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래서 아침 8~9시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7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해요”라고 말하고 있다.

참고로 오형근 교사의 집은 완주군 용진이다.

 

쉬는 토요일에는 어김없이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완주군에서 번거롭게도 진안군으로 넘어와야 한다.

이렇게 고생하면서 왜 현장 체험 학습을 떠나냐고 묻는 기자에게 오형근 교사는 “이런 기회가 없어요. 아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반 아이들과 공부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저도 아이들과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라며 웃음으로 넘기려고 한다.

김제 현장 체험 학습을 다녀와 이소희 학생이 쓴 글에는 “첫 번째 목적지인 금산사에 도착해서 처음 본 입구에는 거북이와 칼과 무기들이 소희 학생의 눈을 간지럽게 했다”고 한다. 소희 학생은 또 “지평선 축제에 도착해서 오형근 교사가 사준 쌀 피자를 먹었을 때가 제일 좋았고 아이들과 놀다보니 집에 도착했다”며 “오늘 정말이지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나의 머리에 남을 것이다”라고 소감문을 작성했다.


◆두 번째 모둠

두 번째 모둠은 첫 번째 모둠을 다녀온 학생들의 입에서 입으로 직접 소문을 퍼뜨려 조금은 수월했다.

익산 보석 박물관에서 화석 박물관을 견학할 장소로 정한 아이들은 교통지도, 사진기, 필기도구, 도시락, 자료 집 등 준비물을 챙겼다.

모둠 4조에는 그리기 황재희 학생, 기록은 황현지·한진효, 안내 및 책자 수집에 이승환, 심부름에 정주영·김효정·최란지 학생이 할 일을 나누었다.

가정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가장이 되어버린 오형근 교사는 “아내가 뭐라고 하지만 이해를 잘 해줘요. 아내가 불만이 있다면 학생들하고 현장 체험 학습을 가면서 자녀들하고는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부분을 표현하죠.”라며 아내가 못내 고마워하는 모습이다.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한다고 해도 아이들 간식과 저녁은 오 교사의 주머니를 털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요즘 신세대들이 즐겨하는 더치페이도 교사 입장에서 못할 노릇이다. 그런데 현장 체험 학습이 문화재와 박물관이면 입장료를 준비해야 되는데 그 또한 오형근 교사 지불할 때가 더 많다고 한다.  

오형근 교사는 “점심은 도시락을 준비해 오라고 했죠. 경제적으로 부담되고 다른 경비도 아이들에게 준비해오라고 했어요. 그런데 입장료를 내줄 때가 더 많죠. 시간이 늦다보면 아이들이 배고파해 저녁사주고 물론 비싼 것은 사주지 못하고요.”라며 차량 유지비도 보통이 아닐 것으로 보이는 데...

오 교사는 “아이들이 현장 학습을 다녀와서 부모님들께 이야기하나 봐요. 학부모님들께서 좋아하시고 고맙다는 말씀 많이 들어요.”라며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정주영 학생은 익산에 다녀와서 “보석 박물관이 신기했고, 아주 멋진 보석과 화려한 보석이 있는데 주영이도 하나쯤 갖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다음 코스인 화석 박물관은 재미가 없었나 보다 하지만 미륵사지 석탑을 보고 원광대를 거치면서 너무 커 반절도 돌아  보지 못했다며 다음에는 갈 때는 꼭 다보고 싶다는 내용을 적어 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현장체험활동에 나선 오형근 교사가 준비해 간 도시락을 아이들과 먹고 있다.


◆세 번째 모둠

세 번째 모둠은 고창읍성과 판소리 박물관 그리고 고인돌, 복분자, 수박 등 견학할 곳을 넉넉하게 적어 놓았다.

준비물은 필기도구, 카메라 간식 그리고 돈과 도시락을 준비해 갔다. 모둠 3조는 기록에 장희주·정지수, 박물관 안내 책자 및 자료 수집에 안홍성·이승원·윤현준, 그리기(꾸미기)에 장솔·전지은 학생이 할 일을 나누었다.

오형근 교사는 “계획서는 우수하고 체계적으로 짜인 곳부터 먼저 출발을 했어요. 그런데 계획서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서를 작성하고 직접 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아버지가 아이들을 감싸는 것처럼 감싼다. 또 “아이들이 욕심이 많아서 여러 곳을 가려고 해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문화재와 박물관 그리고 1곳 정도를 더 정해서 체험 학습하려고 하면 더 많이 보려고 해요. 선생님과 학교 교과내용을 계획을 세워 함께 간다는 것이 새로워 하는 것 같아요.”라며 싫지 않은 눈치다.

아이들은 이런 현장 체험 학습이 아니면 대부분 인터넷을 활용해 과제를 준비하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가는 방법도 있고 직접가기 힘드니까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현장체험 학습만큼 보고, 느끼고, 즐기고, 만족할 경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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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수학생 견학 보고서■


우리는 10월 29일 일용일에 고창에 있는 고인돌과 고창 읍성을 갔다. 고창에 가는데 2시간이 걸렸다.

먼저 고인돌에 도착했다. 고인돌을 보고 나서 체험 학습을 하였다.

먼저 고구마와 땅콩을 캐서 군고구마를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또 소달구지를 탔다. 소는 가면서 똥을 쌌다. 그래서 우리들은 웃었다. 그 다음에는 동물 사냥 체험을 하였다. 나는 무서워서 동물들을 잡지 못하였는데 친구는 겁도 없이 동물들을 잡았다. 나는 이런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또 물고기를 잡는 체험을 하였다. 물고기를 밟을까봐 무서워서 끝까지는 들어가지 못했어도 참 재미 있었다.

 

그리고 하얀 흰 손수건을 가지고 나서 황토물에 손수건을 담았다. 그래서 주물러서 꽉! 짜서 말렸다. 말리니 내가 만든 손수건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또 선사마을로 가서 옛날에는 이렇게 불을 피웠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고인돌체험은 끝났다. 나는 지금까지 고구마를 캐서 구워 먹는게 제일 재밌고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 다음으로 우리는 판소리 박물관에 갔다. 거기에는 북도 칠 수 있게해 주었다. 판소리 박물관에서 춘향전 이라는 것도 듣고 있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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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찬합니다■

                                                                                       /학 부 모

 

아래 글은 지난 10월 20일 진안초등학교 어린이 신문에 학부모가 올린 글을 옮겨 게재한 것입니다.


학기 초가 되면 우리 아이 담임은 여선생님일까, 남선생님일까 관심이 쏠리게 된다. 여선생님은 비교적 자상하지만 정적일 것이고, 남선생님은 비교적 동적이라 체육활동에 유리할 것 같은 막연한 추측으로 담임선생님을 저울질 해 보기 마련이다. 그 중 우리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무뚝뚝해 보이는 남자 선생님이 맡으셨다.

 

학기 초 바짝 긴장한 우리 아이는 날이 갈수록 학교 이야기를 많이 조잘거린다. 실은 별로 심각하게 듣지는 않지만 태도만이라도 열심히 듣는 척은 몇 번을 하다가 우연히 우리 아이가 학교홈페이지에 매일 독후감을 싣는 것을 보았다. 호기심으로 뭐라 썼는지 뒤적이다보니 매일매일 리플을 달아주신 선생님의 글이 눈에 띄었다. 매일 닦는 이도 어떤 때는 닦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데 하물며 아이들의 앞뒤가 맞지 않는 글을 열심히 읽어 주고 장점이나 재미있게 표현한 것을 꼼꼼히 격려해 주신 선생님의 말없는 가르침은 정말 감동이었다. 독서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을까…

 

얼마 전 또 다른 감동을 받았다. 쉬는 토요일이 격주마다 있는 올해에 주말마다 갈 곳 없고 심심한 아이들을 위해 체험학습 모둠을 편성하여 각종 지역축제에 직접 운전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신다는 것이다. 선생님도 개인적으로 주말이면 가족과 보내야 하고 각종 가정사로 바쁘실 텐데 운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아이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부모 입장에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선생님은 너줄하게 자랑 한 번 안하신다. 아이들에게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행하시는 분 같다. 그런 선생님이 계서서 오늘도 안심하고 우리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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