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재가노인복지센터 가정봉사단과의 만남


 

◆노인복지 사업의 중요성

인간은 어머니 배속에서 태어나 죽음으로 가는 기나긴 여정을 겪는다. 그 과정 속에서 인간은 늙고 병드는 서글픈 존재로 남을 뿐이다. 이처럼 인생은 태어나면 죽는다는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진리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인간은 어떻게 하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가족과 안정되고 평안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대 한다. 현대사회는 생활이 윤택해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받아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질환 노인과 와상노인 그리고 치매 등 장기요양이 필요한 요보호 인구가 발생하고 있다.

노인복지사업은 노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노인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경감해 안정된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제공되는 대인적 서비스이다. 노인복지서비스의 전달에는 인간성이 강조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도 인간이며, 노인 자신도 인격과 개성을 지닌 인간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노인복지사업은 인간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데 필요한 일상생활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 노인재가복지사업은 노인이 일반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시설을 이용해 제공받는 서비스 또는 가정에 파견된 가정봉사원 등에 의해 제공받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재가노인이란 시설에 입소된 노인을 제외한 지역사회의 일반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노인을 의미한다.


◆면에서부터 시작한 제가노인복지

농촌지역에서 농촌복지사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이 요구 되고 있다. 그러나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현상은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데 매우 어려운 여건을 가지고 이다. 하지만 진안재가노인복지센터는 5년 동안 농촌복지사업을 실천하며, 지역자원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결과 지역에서 봉사단을 구성하고, 복지마을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가정봉사원 파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사회·문화적 혜택 및 서비스가 부족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는 농촌 재가노인을 위해 가정봉사원을 활용, 신체수발, 가사지원, 개인 활동, 정서지원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농촌 재가노인들이 안고 있는 다양한 욕구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해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며, 심리적인 단절감과 고독감을 해소시키고, 지역사회 내의 농촌 어르신에 대한 관심과 경로효친사상을 확대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진안재가노인복지센터(원장 이문수)는 농촌지역의 가정봉사원 파견 사업을 모델로 제시해 무의탁 노인에게 무료 복지서비스를 확대하고, 면단위 재가노인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다.

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무의탁 노인에게 간병과 수발 등 필요한 봉사를 통해 경제적이고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그늘진 곳에 숨 쉬는 이웃

우리 주위에는 신체적·정신적인 이유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65세 이상의 국민기초생활 수급권자 및 저소득층 노인들이 우리 주위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다가온 연말연시에도 저소득층 노인들은 추운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많은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치솟는 기름 값을 아끼려고 전기장판에 몸을 의지하고, 추위 속에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며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이 부지기수 이다.   

그런 이들을 가정봉사원들은 그늘진 곳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을 찾아 설거지와 세탁(옷, 이불), 청소는 기본이고 목욕과 이·미용서비스, 보건의료, 일반·사회 서비스 등 필요로 하는 일은 가리지 않고 하고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다.

진안재가노인복지센터 가정봉사원들과 동행한 곳은 시각장애를 안고 있는 부귀면 김 아무개(69) 할아버지 댁.

할아버지는 구들장이 무너진 환경에서 추위를 이기며 지금까지 생활해 왔다. 그러던 중 가정봉사원의 방문으로 지난 12일 부엌을 개조해 보금자리를 옮겨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잦은 음주로 일상생활에는 많은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귀임 팀장은 “할아버지께서 술을 드시고 전기세가 아까우셨는지 코드를 뽑아놓아서 냉장고 안에 있던 음식물이 모두 부패되었다”며 “지난주에 살림살이를 정리하기 위해 방문하고 또다시 1주일만에 방문했지만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4명이 한 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귀임(50) 팀장과 정장숙, 김봉애, 윤여준 팀원들은 집 주변 정리를 비롯해 설거지와 방청소, 냉장고 정리, 빨래거리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추운겨울 따뜻한 손길 필요

“대부분 가정을 방문해 보면 냉방에서 생활을 하고 계세요. 전기장판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방안 공기는 차갑고 방바닥은 온기를 느낄 수 없죠.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겨울이 힘들어 보여요.” 

이들이 담당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 수급권자들은 서 아무개(77)·정 아무개(84) 부부, 이 아무개(82)·하 아무개(70) 부부, 박 아무개(65), 이 아무개(85), 손 아무개(80), 김 아무개(70), 박 아무개(73) 등을 포함해 29가구를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 홀로살고 있는 가정이거나 부부가 함께 생활을 하고 있어도 서로 돌봐 주기 어렵기 때문에 가정봉사원의 손길은 절실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계신 분들을 방문해 저희가 하는 일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하지만 다음주에 방문해 보면 대부분 변화가 없이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시각 장애와 와상노인, 중풍 등 거동이 불편해 더욱더 봉사원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김 아무개 할아버지의 경우는 거동이 가능하지만 항상 술과 함께하는 날이 많아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음식물을 부패한 상태로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겨울에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여름에는 구더기가 나올 때까지 방치할 때 가장 곤욕스러워요” 


◆가정봉사원으로 보람을 느끼다

“가정봉사원으로 처음 어르신들을 대면했을 때 ‘너희들이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는 모습과 ‘집에 시어머니에게도 이렇게 해’라는 불신감이 많았어요.”

봉사원들이 가장 어려웠던 일은 아마도 불신감과 거부감에서 비롯된 차가운 시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정성으로 돌본 노인들은 한결같이 이들을 반겨주며,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봉사활동을 위해 가정을 방문했을 때 차가운 시선에서 7~8개월이 지난 지금에는 정이 들어 더 있다 가라고 잡는 분들도 계시고, 같이 식사하자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리고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길이 미끄럽다며 눈 녹으면 오라고 염려까지 해주시죠. 이럴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가정봉사원들은 어려운 가정을 방문해 차가운 방에 앉을 겨를도 없이 쓸고, 닦고, 세탁물 챙기는 등 가사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물론 목욕과 손·발톱을 깎아주고, 이·미용까지 이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계세요. 처음에는 그분 목욕을 시켜드리는 일이 난감할 정도로 어려웠죠. 함께 사시는 할머니께서도 힘들어 하셨죠. 하지만 지금은 중요한 부분까지 닦아 드릴 정도가 되었어요. 할머니께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스스로 하시려고 노력하세요.”

가정봉사원들이 하는 일은 여기에서 머물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갑자기 아픈 경우 봉사차량을 이용해 병원에 함께 동행하고, 치료가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다시 가정까지 모셔오곤 한다.

백운·마령에서 가정봉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이(41)는 “속눈썹이 눈을 찔어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노인을 병원에 모셔간 적이 있어요. 그분 하시는 말씀이 아들, 딸 보다 낳다고 말하시며 흡족해 할 때 보람을 느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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