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면 반용마을 출향인들, 첫 모임 갖던 날

▲ 지난 19일, 성수면 반용마을 주민들과 출향인들이 한마당 잔치를 벌였다.
50여 년의 세월은 그냥 흘러가지 않았다.
파릇파릇했던 10대의 소녀들은 환갑을 넘긴 노인(?)들로 변했고, 가족관계에서부터 살던 곳, 친구들의 이름까지 대고서야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반갑다 친구야!"
"옛날 모습이 있네."
"그나저나 우리 몇 년 만에 보는 거냐?"
그리운 고향, 보고 싶은 얼굴들이 그렇게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19일, 성수면 반용마을 주민들과 고향을 떠났던 출향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반용마을 주민들과 출향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 있는 일. 그만큼 이날 모임은 특별했다.
이 특별한 모임을 준비한 것은 서울에서 영광섬유를 운영하는 최병권 대표.

최 대표는 "고향을 떠난 지 55년이 됐다"라며 이제 제 나이도 72세. 더 정신이 흐려지기 전에 어르신, 친구, 후배들을 모시고 한 자리에 모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용마을은 참 어렵게 살았다. 산만 있고 먹을 것이 없는 그런 마을이었다"라며 "힘든 시절 함께 한 선배, 후배, 그리고 친구들.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어 더 없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을주민들도 행사를 준비 한 최병권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을 주민 조경주씨는 "1년에 한 두 번씩 고향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선물도 주고, 용돈도 주는 등 최병권 대표의 고향 사랑은 남달랐다"라며 "3, 4년 전부터 반용마을에서 태어나 밖으로 나간 사람들과 함께 모여 밥 한 번 먹자고 제안해 작년 가을부터 추진해 오늘 100여 명이 모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올해 63세.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또 초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만나는 친구도 있었다"라며 "40, 50년 동안 못 만난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최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반용명산 휴게실을 가득 채운 마을주민들과 출향인들.
모처럼 화창한 날씨 속에 해가 저물어가는 줄도 모르고 고향 이야기, 친구 이야기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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