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사랑장학재단 장학금 심사기준 불합리

“진안에서 자라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대학까지 들어갔는데 진안사랑장학금을 받을 수 없답니다. 무엇이 심사기준인가요?”

우리 고장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A씨. 그는 남매를 두고 있다. 아들이 맏이고 딸이 둘째다. 밝게 웃으며 어두운 표정이라곤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남매는 종교활동도 열심이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항상 인기이다. 기초생활보호대상인 가정형편도 남매에게는 딛고 일어서야하는 상황이라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사치로 여긴다. 고등학생인 둘째는 요즘 모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첫째도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A씨는 요즘 허탈하단다. 잘 자라준 아이들이 고맙고 주위 분들의 관심도 감사하게 여기며 살아가지만 진안사랑장학재단에서 지역민을 위한 장학금을 준다고 해서 신청을 했더니 심사에서 떨어졌다. 담당자에게 물어봤더니 성적이 안 된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진안사랑장학재단은 지역의 인재를 집중육성하기 위해 2004년 6월 창립이사회를 열고 정식으로 설립되었다. 10억여 원을 군에서 출연하고 후원금으로 약 3억 원을 모아 기금을 조성해 이자 수입부분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매년 장학금을 지급해 올해로 4년째이다.

선발방식은 자격요건을 갖춘 자로 심사기준을 통해 순위를 매겨 정해진 인원까지 선발하는 방식이다.
일단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진안군에 본적이 있거나 주소를 2년 이상 둔 진안군 출신 및 그 자녀, 관내 학생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으로 일정 성적이상인 학생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 자라지도 않은, 심지어 태어나지도 않은 학생도 ‘부모 덕’에 자격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틈이 생긴 것이다. 이는 인구유입정책에도 맞지 않는다. “외부에 나가있는 자녀의 주소만이라도 지역으로 가져오자”라는 지역주민의 인구유입에 대한 절박한 심정과는 무관하게 우리의 세금으로 조성해 만든 장학금의 수혜자들은 우리 지역에 전혀 ‘마음’이 없는 학생이라는 것이다. 부모도 지역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나도 이 자격요건은 계속 유지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군 담당자는 “지역인재를 키우자는 큰 틀에서 우리 지역에 연고가 있는 자로 확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격요건이 충족된 학생들로 본격적인 심사를 한다. 기준은 학과성적평가 70점과 재산평가 30점을 합해 100점 그리고 가산점수 5점이 있다. 지역인재를 키우는 진안사랑장학재단의 장학금은 여기에서도 지역민들을 주목하지 않고 있다. 진안에서 ‘솥단지를 걸고 사는’ 지역거주자에게 주는 혜택이 없는 것이다. 또 재산평가에서는 건축물과 주택지 그리고 토지소유에 따라 부과되는 재산세만으로 평가를 해 현재의 소득 수준과는 무관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대해 군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장학금 수여에서 적용하는 기준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인재라는 말과 지역이름을 사용하는 장학금이라면 지역거주민들에게 혜택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역에 사는 기초 생활수급자의 자녀가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전형으로 대학을 들어갔을 때 이런 장학금은 꼭 필요하다”며 “공무원들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겠으나 넓은 의미에서 지역의 인재를 위한 장학금이라면 기준이 좀 조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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