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시집가고 싶어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해외 공동기획취재에 선정된 14개 신문사가 공동취재 기획서를 제출해 지난달 15(화)부터 2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와 베트남 호치민, 하노이 지역을 방분해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 가정 및 관련 단체를 찾아가 현황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호에는 한국으로 시집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베트남 가계에도 도움을 조고 싶어하는 현지 결혼적령기 여성들을 만나 나눈 대화를 중심으로 게재합니다. 다음호에는 현지 송출업체와 베트남 여성동맹 산하 결혼지원센터 취재결과를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 베트남의 주요도시 가운데 경제의 중심도시로 알려진 호치민시에서 3시간 거리에 위치한 썸로읍에 한국으로 시집오고 싶어하는 런(18. 가명), 퓨(18. 가명), 인(23. 가명)
“한국으로 시집가고 싶어요. 우리 마을에서 한국으로 시집간 언니들이 있는데 잘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한국으로 시집간 언니들이 1년에 한 번 마을에 찾아와요. 시집간 언니들이 찾아오면 보기 좋은 것 같아요. 남편이 잘해준다고 해요.” 썸로읍 아가씨 런(18. 가명)의 말이다.
런의 말은 한국에선 어림도 없는 말이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한참 공부해야할 어린 나이의 여학생. 그가 한국으로 시집을 오고 싶어 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달 22일 베트남의 주요도시 가운데 경제의 중심도시로 알려진 호치민시를 찾았다.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의 가정을 방문해 현지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취재에 참여했다.
호치민시에서 3시간 거리에 위치한 썸로읍. 팜방동(79. 가명) 할아버지 가정을 방문했다. 팜 할아버지는 9남매를 두었지만 2명의 자식을 병으로 잃었다. 팜 할아버지는 7남매 모두 결혼을 시켰다고 자랑했다. 그 가운데 막내 딸 팜쫑(31. 가명)이 한국으로 시집을 갔다.

팜쫑의 남편은 41세이며 운전을 하고 있다. 팜방동 할아버지 가정에도 매달 돈을 송금할 정도로 안정된 가정이다.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막내 딸 팜쫑에게 팜방동 할아버지는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팜방동 할아버지에게 소원 한 가지가 마음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소원은 바로 한국에 살고 있는 막내 딸 집을 죽기 전에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이란다.
“죽기전에 한국에 가보고 싶어요. 막내딸 팜쫑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 눈으로 보고 싶어요.”
말을 잇는 도중에도 팜방동 할아버지는 막내딸을 보고 싶은 마음에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시집가고 싶은 나라 ‘한국’
팜방동 할아버지 가정을 방문한 취재진들을 보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그 가운데 ‘한국으로 시집가고 싶어요.’라고 말한 런을 비롯해 퓨(18. 가명)와 인(23. 가명) 아가씨도 참석을 했다.
이들 아가씨는 마을에서 모범 사례로 알려진 팜방동 할아버지 가정을 보면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었다.
썸로읍 아가씨들 사이에는 팜쫑처럼 가정을 꾸리는 것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이다.
이러한 선망의 대상에 대한 현실감을 일깨워주기 위해 한국으로 시집가도 시골에 살고 있는 신랑을 만나 농사를 지으며 살 수도 있는데 그래도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하겠냐? 는 기자의 질문에 3명의 아가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베트남에서도 농사일을 짓고 있어요. 한국에 시집가도 농사일을 잘 할 수 있어요. 한국 남자와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옆집 아줌마로 보이는 주부는 아가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가씨의 손을 보여 주면서 썸로읍에서 농사일을 열심히 해 굳은살이 생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국제결혼 중매업체(브로커) 담당자가 썸로읍에 찾아와 신부감을 물색하고 간다고 한다. 한국 남자와 결혼하지 않겠냐며 아가씨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간다는 것이다.
국가와 국가 간의 결혼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는 중매업체(브로커)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국제결혼가정이 평탄지 못한 방향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정인의 장난이 아닌 국제결혼은 진솔한 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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