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회상록 -나무가 바라본 세상 속 이야기 (2)
나무의 회상록 -나무가 바라본 세상 속 이야기 (2)
  • 진안신문
  • 승인 2007.05.31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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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것들을 모두 사랑하세요. 당신이 사랑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이상의 것도 모두 사랑하세요”.

그러나 그녀- 여왕주목에겐 그런 애정 어린 포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지 그녀는 세상의 모든 사랑을 관찰 할 수 있는 자리에 머무를 뿐이다.

그녀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다. ‘기억너머의 시간’ 으로 여겨지는 것을 ‘ 기억 가능한 것’ 이 되게 하는 ‘ 데쟈뷰 - 예전에 똑같은 것을 경험 한 것 같은 느낌’ 능력이다.

그녀를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 보자.

10 년, 백 년, 천 년, 만 년, 10만 년. . .2억 년.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상상으로만 남아있는 공룡을 만난다. 흥미롭게도 그녀의 시간여행에서 얻어낸 공룡의 멸종원인은 이렇다.

대자연이 원시공룡의 두뇌 속에 만들어 넣으려 했던 ‘생각장치’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다. 공룡들은 그 상태에서 머물렀고 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지고 만 것이다.

동족을 알아보지 못해서 서로 잡아먹고 먹혀 멸종을 자초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미가 자식을, 형제가 형제를, 그 거대한 식욕과 탐욕이 식물로 옮겨 갔을 때에도 그들에겐 독초를 구별할 능력이 없었다. 그들은 주목의 잎을 따 먹었고 그 독으로 거대한 몸이 쓰러지면 심장은 폭발하듯 파열되었다. 그러나 이런 선조들의 경험은 후손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공룡들은 계속해서 독초를 가리지 않고 먹고 쓰러졌고 그 아래서 그들의 알이 으깨졌다.

브론토사우루스는 물속에서 살지만 물 위에 뜰 방법을 몰라 빠져 죽고, 공룡들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는 그 긴꼬리가 몸의 균형을 잡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날카로운 이빨은 자기 혀를 깨물기 일쑤이다. 가장 치명적인 아둔함은 자기가 깔고 앉은 알들의 절반 이상을 깨뜨려 버린다는 것. 공룡의 멸종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런데 인간, 그들은 어떤 종인가.

인류는 비교적 최근에야 나타난 ‘해충’ 이다. 지구상에 존재한 기간으로 치면 주목에게는 찰나에 불과한 인간이 지구의 약탈자이며 폭군이 되는데 걸리는 기간은 순식간으로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공룡과는 다른 생각장치의 진화에 있었다. 인간은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발전을 이루었다.

원시인류는 주목의 특성을 알고부터 주목을 경배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그녀는 당연히 인간들을 경계하지 않는다. 어느 날 한 떼의 수도사들이 몰려와 그녀의 곁에 수도원을 지을 것을 결정할 때도 그녀는 수도원의 터를 허락하는 것으로 위엄을 지킨다. 그러나 예배를 위한 포도주를 과하게 마신 수도사들 눈에 비친 그녀의 붉은 속살. 그것이 그녀의 몰락을 자초할 줄은 그녀가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 것인가! 술에 취한 수도사의 눈에는 붉은 살빛은 악마의 살빛이며 오랜 나이는 단죄 받아야 할 마성이었다.

수도사들이 악마의방향인 북쪽 가지부터 손을, 다리를,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내고 마침내 밑둥을 잘라내 쓰러트리고 만다. 이제 이야기는 그녀의 순교를 지켜본 곱향나무가 이어간다.

이제 그녀는 영영 사라지고 만 것인가?

성당을 짓는 일은 여러 해가 걸렸다. 그녀는 잊혀진다. 그녀는 이제 죽은 나무인가? 주목은 죽어서도 천년인 나무이다. 그녀는 잘려진 밑둥 아래서 재생의 시원을 향하여 남은 영양을 모으는 중이다. 다시 운명의 날. 수도원건축에 새로 참여한 대머리수도사가 발견한 그녀는 다시 성녀의 반열에 오른다. 베어진 그녀의 밑둥에서 열두 가지가 자라고 있었으니( 이 열두 가지는 열 두 제자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부활한 주목여왕이 회상하는 인간이란 존재.

이제 그녀는 안정되었고 많은 이들이 그녀를 경탄과 경배의 대상으로 보러그녀의 섬에 온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녀가 보아 온 인간의 역사.

첫 번 째 내리는 결론 -그녀가 돌아 본 모든 경험을 통해서도 여자가 폭력을 쓴 일은 없었다.

전쟁의 역사. 식욕과 탐욕을 위해 벌인 전쟁들 속에 그녀들의 팔은 활이 되었고, 화살이 되었고 전사를 실어 나르는 배가 되어 사라졌다. 그 뒤 쇠붙이를 발견해내어 그녀들은 멸종을 면하기는 했으니 어이지는 산림벌채, 개발. 그리고 공룡의 재앙처럼 다가온 인간의 환경재해를 각성한 소수의 사람들은 나무를 많이 심는 이에게 상까지 줄 정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인간들은 그녀들을 이용대상이나 재화의 대상으로만 본다. 그래서 그녀는 아직도 불안한 꿈을 꾼다. 그녀가 관대한 분위기를 바라면서 과감하게 하는 이 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

“인간이 세상에 처음 나타났을 때 우린 하나의 특이한 동물이 나타났겠지 하는 생각을 바꾸어야 했다. 인간은 일단 환경을 극복하고 나더니 환경을 지배했고 환경을 파괴했다. 의도적인 은 아니었다고 해도 그렇다고 인간의 과오가 면죄 된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인간은 눈이 멀었다. 그 이유는, 세상을 온통 뒤흔들어 놓은 단 한권의 책으로 인하여 눈이 멀고 잘못 인도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연을 존중하지 않고 ,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모든 존재들을 자연이 할당한 제자리에 몰아낸 성서이다“

주목 : 전국의 높은 산에 자라는 늘푸른 바늘잎 나무. 줄기와 심재가 붉은 색을 띠어 주목 朱木이라 함. 암 수딴그루이며 열매는 독이 있슴. 택솔 성분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함. 1 년에 1밀 리가 채 안자라는 자람이 늦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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