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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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안신문
  • 승인 2007.07.26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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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선진의 "여름더위 게 섰거라! 책 부채 나가신다"(30)

▲ 지음: 이햇님 출판: 반디
Ready Go!
아주 멀지 않은 옛날…
코카콜라를 좋아하는 왕효원이라는 아이가 살았습니다. 액면가가 좀 들어보이는( 나이가 들어보이는) 정용식이와 모든 말을 랩으로 하는 박정구는 단짝친구입니다.

이 삼총사는 바다가 보이는 이문리라는 촌동네에 사는 꼴똥 고딩들입니다.
효원이만 아직 동정이랍니다. 그걸 들킬까 봐 끙끙 대는데 소영이 전화가 옵니다. 순간 효원이는 결심합니다.

그런데 이 소영이 부모님이 안계시다면서 꼬셔 들일 때는 언제고 그냥 점잖게 영화만 보자고 하는 겁니다.
효원이는 집에 들어갈 때부터 그 생각에 미쳐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무슨 생각이냐구요? 이거 왜들 이러십니까, 다들 잘 아시면서. 그런데도 어른들은 자기들은 절대 그런 시절이 없었다는 듯 그저 아이들에게 금지! 금지! 명령만 남발 하시고 계시잖아요.

지금은 30대로 접어드는 필자의 큰아들 녀석이 저애들만 할 때
“ 엄마 우리 같은 남자들이 하루에 몇 번이나 섹스를 생각하는지 알아?” 뜬금없이 묻더군요.
“? ?”
“누가 통계를 냈는데 하루에 삼 만 번을 생각한대-” 그러더군요
정말 그런가 봅니다.

그렇지만 왕효원이는 그날 헛물만 켰답니다. 소영이가 영화에서처럼 사랑의 증표를 달라면서 그럼 스무 살 때까지 참지 않을 수도 있다했지요. 그 증표가 뭐냐구요? 영화에서처럼- 이라는 조건이면 당연히 그거 아닙니까.
바로 다이아반지. 것도 티파니 껄로 랍니다.

이렇게 해서 효원이는 최소한 삼백에서 오백이나 한다는 다이아를 소영에게 동정과 함께 바치기 위해 전력을 투구합니다.
나이 오십 넘은 꼰대가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격투기 선수가 되겠다고 하던 날 오백만원만 빌려 달라고 하다 뒤지게 맞고 드뎌 마을 농협을 털 생각을 합니다. 충분히 예상이 가는 대목입니다. 저도 돈 궁하면 누워서 그런 상상 지금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손바닥만한 동네에서. 그러자 용식이가 머리 굴리다 굴린 게 ‘해결사’ 싸이트 개설입니다만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세 아이들은 돼지 배를 갈라, 형 지갑을 통째로 들고 농협대신에 tv에 나왔던 하루 매상이 오백이나 된다는 닭발집을 털러 서울로 향합니다.

세 친구 어울리다보니 용식이 첫 경험은 바로 정구네 누나였다는 것도 까발리게 되는군요.
세 아이 사실 서울이 처음입니다.
아이들이 제일 해 보고 싶은 게 롯데월드 가보는 것, 63빌딩 올라가 보는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웃다가도 코끝이 찡해지는 이유가 뭘까요.

암튼 이 아이들 닭발집 털고 손에 쥔 돈은 삼십 이만 원입니다.
사실은 하루 매상이 오백은커녕 너무 장사가 안 되어 피디에게 돈 주고 짰다는 거랍니다. 그런데다가 경찰에게 붙잡힙니다.
겨우 도망 나와 pc방에 들어갔는데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해결사를 원하는 주문들이 줄을 이어있는 거 아닙니까.

이제 아이들은 해결사가 되어 변심한 남자친구를 대신 패주려다 애먼 아저씨를 패고, 불륜현장을 찍어주고, 어른들 하는 짓 해가며 돈을 모읍니다.
그러다가 당돌하고 슬픈 기집애 봉채연을 만납니다.
봉채연이 부탁한 사건이 참 기발합니다. 아이들답습니다. 아니 이 아이들은 너무 영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12시에 한강 쳘교 앞에 가면 가방이 있을 거예요. 그 가방을 한강에 휙 던져주세요, 절대 열어보심 안돼요”
여러분 같으면 안 열어 보시겠는 가요. 봉채연이라는 여자애 이렇게 똑똑합니다. 그 가방 안엔 봉채연이 거의 다 죽은 채 담겨 있었습니다.

다이아 받치고 동정도 받치려던 소영이 이미 정구와 잤다는 뒷통수 때리는 사실에 효원이 마음이 자꾸 채연에게 쏠려갑니다.
너무 당연한 결말인가요?

그럼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세요. 요즘 아이들 어떤 식으로 인생을 결말짓고 싶어하는지.
제 아이들이 훌쩍 커버려서 아이들 마음이 가끔씩 궁금했는데 대학생알바 녀석이 들고 온 책을 슬쩍 열어 보았다가 그만 다 읽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진짜 많이 웃었답니다.

용식이네 엄마는 참 이쁘다. 그래서 용식이네 누나도 이쁘다. (중략)
“재밋게 놀다 가렴”
정구 새끼. 용식이네 누나도 따먹더니…, 엄마 보고도 침을 꿀꺽 삼킨다. 용식이가 확 째려보자 얼른 딴청을 피운다
이런 표현에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냐고요오-
요즘 아이들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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