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중평굿 보존회 술멕이 굿 행사

‘…어서들 오시오 보고자파 죽겄소, 잠시 일손 놓고서 싸게 싸게 오시오…. 마시소 취하게 푸지게 즐기소, 굿치소 미치게 녹아나게 풀어보소….’
농사의 시름을 덜고자 모든 일손을 놓고 술을 마시며 신명나게 하루를 보내던 날이 있었다고 한다. 내일의 활력을 위해 하루를 쉬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이 날은 한여름의 한날, 대체로 백중날을 정해 ‘술멕이 날’이라 부르며 지켰다고 한다.

전라좌도 진안 중평굿 보존회(회장 이승철)에서 2004년부터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발굴·계승하고 있는 술멕이 날 행사가 올해에도 계속돼 지난 11일 전통문화전수관 앞 광장에서 있었다.

이승철 회장은 “술멕이 날에 하는 굿판이기에 술멕이 굿이라고 칭하여 계승하고자 한다”며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정담을 나누며 술을 마시고, 거기에 흥을 돋우기 위해 풍물이 한판 벌어지는 술멕이 날은 선조들이 가난과 좌절 속에서도 여유가 있었고 자연과 함께 하려는 아름다움이 있었다는 표현이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막걸리 마시기 대회와 재기차기, 투호, 윷놀이 등 민속놀이와 학교패·사회패의 풍물놀이가 쉼 없이 이어져 갔고 저녁 7시 중평굿 보존회에서 술굿을 벌이며 흥취를 고조시켰다.

또 우리 고장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진안산가락 중평굿이야기’라는 책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이승철 회장과 전주시 삼천 문화의 집 이준호 관장이 공동발행한 이 책은 전문가도 인정하는 좌도굿의 원류격인 진안중평굿에 대한 첫 설명서의 의미가 있다.

이준호 관장은 머릿글에서 “김봉열 선생님의 못다 이룬 유업을 잇고자 한다”며 의미를 부여했고 이승철 회장은 발간사에서 “중평굿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었다”며 “중평굿에 대해 고민했던 부분과 가락가락 마다의 의미를 살리고 싶었고 그간 연행된 원형가락과 변주가락을 망라하여 싣고자 했다”고 했다.

중평굿의 느낌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굿 진행절차가 깔끔하며 진행에 따른 심리과정이 잘 묘사됐다”고 말했다.
‘어서 치고 술 먹세, 두부국에 짐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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