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옥 <진안농업기술센터>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 라는 속담이 있다.
멀리서 굴러오거나 날아온 돌이 그 자리에 잘 박혀 있는 돌을 밀어 내거나 빼낸다는 의미로서 외부에서 온 사람이 본디부터 있던 사람을 내쫓거나 해치려 한다는 말로 비유되어 직장이나 사회에서 가끔씩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은 경계심이 돌출되던 과거 역사의 민족정서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르지만 현실적인 생활속에서 접근해 본다면 얼마나 수구적이고 배타적인 사고에서 나온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생공존을 위해 노력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가는 글로벌 시대의 변화에 있어 적응하지 못하고, 작은 땅에서 내 지역, 내 자리만 생각하며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의 위치를 따지는 우물 안 사고에 머물러 있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있는 것인가 반문해 볼 일이다.

근래 도시에서 은퇴하는 사람이 좋은 자연경관에서 살고 싶어 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삶을 영위 하고자 새로운 지역을 찾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만일 이 사람들을 굴러온 돌로 여기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심적 부담을 느끼도록 배척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마음부터 멀어지는 괴리가 형성될 것이다.

그래도 정착 의지를 가지고 새 땅에서 열심히 살고자 골몰하게 되면 주위의 분위기에 따라 마을에 무엇을 내 놓아야 하는지, 마을유지 몇 분을 모시고 정중한 인사치레의 식사를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다.
일명 ‘텃세’를 치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차별의식에서 비롯되는 ‘텃세’는 지나친 경쟁 이데올로기에서 파생된 결과물로서 더불어 살기위한 테두리의 노력 본위에서 동떨어진 것이다.
국가도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하여 노력하듯이 지방에서도 지역세를 높이기 위해서는 외지인을 맞이하고 투자자를 찾아서 다양한 발판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외지인을 굴러온 돌로 치부하여 맹목적으로 갈등을 야기하고 주위 사람까지 분열의 싹이 돋아나도록 전파한다면 그 사람들은
새로운 거주지를 잡고서 ‘정’을 붙이기란 쉽지 않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외지인에 대한 자신과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아도취에 빠져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려 한다면 사람과의 만남에서 주어지는 기회의 세기마저 잃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고 있는 이때에 관습에 순응하며 부여받은 역할과 행동방식에 변화가 없이 안주하는 생각에 잠겨 있다면 발전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단호하게 응시해야 한다.
서로 간에 가치관이 ‘다름’을 인정해 주면서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그 자각을 통해서 세상에 필요한 것을 나누어 주고 베풀어 주는 방법을 찾으면서 인생의 의미와 사랑, 그리고 성취감이 충만한 삶을 산다면 얼마나 복되고 아름다운가!

지금부터라도 이웃끼리 마음을 열고 한결 성숙한 자아와 접촉하며 서로 간 존재의 본질을 북돋아 주면서 배척보다는 배려를 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야한다.
이제는 배타성과 편견에 가득 차 있는 사람은 사랑과 자비심의 혜택에서 벗어나 불행한 시대를 맞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굴러온 돌의 ‘너,와 박힌돌의 ’나‘ 간에 힘이나 강약의 경쟁이 아니라 균형 있는 상생의 위치에서 진정으로 강한 힘은 어디에 있는 가? 눈을 크게 뜨고 직시해야 한다.
이제는 기대와 희망, 두려움과 불안함, 과거의 신념 이면에 있는 것을 바라보는 용기와 함께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의 차이를 견주하지 말고 합심하여 넓은 사랑의 힘을 발휘할 때이다.
그럴 때만이 지역성장의 동력은 물론 행복한 삶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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