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선진의 "여름더위 게 섰거라! 책 부채 나가신다"(36)

▲ 지음: 패트릭 스미스, 출판: 예원
파아란 하늘 위로 그어지는 비행기구름을 보면서 멀어지는 비행기에 오래도록 시선을 떼지 못하던 어린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비행기 한 번 안 타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비행기는 또 다른 교통수단이 되어 낭만은 사라져 가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땅을 떠나서는 살 수없는 인간이 땅을 떠나서 오랫동안 공중에 붕 떠있는 상황은 분명 이적과도 같은 일일진대 언제 이렇게 그 일이 더 이상 아무런 설레임도 흥분도 주지 않게 되어버렸을까.

청룡열차나 바이킹, 번지점프를 타는 일만해도 죽기 살기를 각오하는 이들이많은데, 그보다 더 높이 더 멀리, 그리고 지상에 연결된 끈 하나 없이 제멋대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타는 일에 아무런 의심이 없다니,
지상에서 지내는 시간만큼 하늘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현직 항공기 조종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마음을 붙잡은 것도 어느 새 내게도 그런 평범에 묻힌 비행기의 존재였다.

“여객기를 통해 나는 세계를 배웠다. 지리와 역사, 문화를 배웠다. 항공사와 여객기를 공부하며 나중에 보츠와나, 캄보디아, 인도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항공사는 세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였다. 비행기 여행과 문화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둘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거기에 어떻게 갔는지는 곧 잊어버린다. 소중하고 풍요로운 여행을 가능케 한 도구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잊힌다. 비행기는 단순한 수단이나 도구가 아니다. 과정 없는 여행이 있겠는가?”

이렇게 진보는 특별한 것을 평범한 것으로 만든다.
세계의 역사를 바꾼 영광의 산물인 제트여객기를 보고도 별다른 감정을 갖지 못할 때, 우리 자신의 자부심도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 보니 궁금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450톤에 달하는 747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고 날아갈 수 있을까? 우스개소리 같지만 “비행기는 떨어질 시간이 없기 때문에 공중에 떠 있는 것이다” 이 말이 답이란다.
달리는 자동차에서 손을 밖으로 내밀고 있으면 손은 위로 뜬다. 이것이 비행기가 뜨는 이유다. 물론 저자는 약간의 전문용어인 항력, 추럭, 중력, 양력을 들어 이해를 돕는다.

비행기의 기계적 구조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는 질문을 들어 그는 비행기를 설명한다.
747도 곡예비행을 할 수 있는가? 할 수 있다. 그러나 747은 곡예비행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서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승객들이 토하거나 엎어질 수 있다.

엔진파워를 모두 상실한다면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자동차가 기어를 넣지 않고도 달릴 수 있는 것처럼.
비행기 가격은 얼마나 될까? 500억부터 1700억 정도.

난기류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들었다 난기류나 돌풍은 그렇게 무서운가?
비행기는 아무리 험한 기상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아무리 사나운 바람이라도 좌석아래의 금속처럼 강하지는 않다. 승객은 놀라겠지만 조종사는 놀라지 않는다. 조종사는 이륙전과 후에도 많은 기상정보를 받고 대처한다. 극단적인 난기류를 만나면 그럴 수 있겠지만 확률은 적다.

읽어본 바로는 비행기는 우리가 염려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사실이다. 사고는 지상의 자동차 사고에 비해 아주 적은 회수이나 그것이 하늘에서 일어나므로 시선을 모으는 듯하다. 자동차 사고의 위험이 66배나 많다.

큰비행기가 작은 비행기에 비해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과 큰비행기는 긴 활주로를, 작은 비행기는 작은 활주로를 필요로 할 것 같은 우리의 생각도 오해다.
개인적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산소가 희박한데 오랫동안 닫쳐있는 기내의 공기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었다. 공기를 압착시켜 지상에서와 같은 산소량을 유지하게 만드는데 이것을 여압이라 한다.

일반 비닐에 싸놓은 드라이아이스 소재를 불필요한 얼음주머니로 알고 화장실에 집어넣은 순간 똥들의 발효열을 부채질하여 일어난 화장실이 폭발한 비행기 이야기는 웃지 않을 수 없다.
세계 10대 사고에 1983년 일어난 KAL 격추사건도 끼어 있다. 아시아나 항공사의 승무원 서비스는 가장 효율적인 서비스에 끼었고.

덧붙여 비행기를 타시면 승무원이 일러주는 구명조끼 사용법은 귀담아 들어둘 일이고, 핸드폰 사용 자제에 협조할 일이고.

비행기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꼭 한 번씩은 읽어 봐야 할 책이다. 그렇게 하므로 쓸데없는 걱정에 여행의 즐거움을 놓치거나 품위있는 문화여행을 인도하는 비행기에 대한 품위를 가짐으로 자신의 여행의 품격을 높일 일이다.
9.11의 사고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미국적 사고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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