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사람들은 모두 중산층? - 존재를 배반한 의식
진안사람들은 모두 중산층? - 존재를 배반한 의식
  • 진안신문
  • 승인 2007.09.06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규홍(주천면 무릉리)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한 때 뭐 이런 얼토당토않은 막중한 사명을 지워 국민 모두의 어깨를 무겁게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행복을 좇아 살게 마련이거늘‘국가’라고 하는 무소불위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희생쯤은 초개같이 여겨야 했던 암울한 절대주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있었습니다? 그럼, 과거의 이야기? 이미 지나버린 이십 수년 전의 이야기란 말인가? 지금은 해당사항 없는 묻힌 전설이란 말인가?
택도 없는 소리지요. 국민 모두가 주인으로 섬겨야 할 대상이‘국가’에서 ‘자본’으로 바뀌었을 뿐 권력밖에 있는 인민의 희생이 초개같이 여겨지는 상황은 엄연히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정부시책을 따르지 않는다고 면서기한테 ‘쪼인트’까이던 그 시절과 힘없는 다수의 개인들이 경찰의 곤봉과 방패아래서 신음하는 지금이 무엇이 다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거센 광풍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미국, EU, 중국….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만 나라가 이제 이들과 맨몸, 맨주먹으로 맞장을 뜨려고 합니다.

자기들과는 쨉도 안 되는 덩치를 가진 반도의 작은 나라를 향해 킹콩과 같은 거대한 나라들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룰이 없는 자유경쟁은 둘 중 하나가 죽어나자빠져야 게임이 끝나는, 싸움 중에서도 지독한 싸움이 될게 분명합니다. 곧 닥쳐올 피 튀기는 싸움을 목전에 두고 대한민국 안에 사는 국민들은 의견이 분분합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화끈하게 한 판 붙어보자는 축이 있는가 하면, 체급부터가 맞질 않아 싸움이 성립될 수 없는데다 경기규칙도 불평등하다며 반대하는 축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은 여차하면 튈 요량인지 강 건너 불 보듯 하며 남의 일 인양 뒷짐만 지고 있기도 합니다.

문제는 싸움의 선봉에 서서 여차하면 총알받이가 될 지도 모를 국민들의 불안과 분분한 여론이 무시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최고 장수란 자는 이제 몇 달 후면 제대해서 짐 싸들고 집으로 갈 것이고, 이 나라의 역사 그 어디를 봐도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심판받거나 책임지는 자를 본 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누가 책임진답니까? 이 싸움의 끝을.

뭐 다 아는 사실일 테지만 우리나라의 농촌 현실을 한 번 다시 봐야겠습니다. 근본 없는 불순세력이 퍼뜨린 얘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통계청에서 2006년에 발표한 자료이니 믿어도 될 겁니다. 먼저 농촌의 살림살이를 보지요.

우선 농가부채. 1970년도에 한 가구당 1만6천원이던 농가부채는 2006년 현재 2천8백16만원이 되었습니다.
연간 농축산물 판매규모가 1천만 원 미만인 농가가 8십만8천 가구(64.9%). 이게 순수익이 아닙니다. 농산물을 판 매출을 의미합니다. 전년에 비해 7.1% 감소했다고 하네요. 5천만 원 이상 판매 농가는 5만6천 가구로 전체 농가의 4.5%에 불과합니다.

2006년 12월 1일 현재 농가 수는 1백2십4만5천 가구(7.8%), 농가인구는 3백3십만4천명(6.8%)로 전년대비 2.2%(-28천가구), 3.8%(-129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뭐 복잡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일 년 동안 죽어라 농사지어봐야 천만 원도 못 버는 집이 70퍼센트에 이르고 먹고살기 힘든 농민들은 자꾸 농사를 그만두고 농촌을 떠난다는 사실이지요. 농촌을 떠나서 잘 먹고 잘 산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뭐 별로 그렇지도 못한 것 같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사정없이 쪼그라들기만 하는 농촌의 경제와 인구를 보았으니 이제 연령층을 보지요.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 경영주의 연령층을 보면 60대가 33%(411천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농가인구의 분포를 보면 더 심각합니다. 60세 이상이 40.8%(1,348천명), 10세미만 어린이가 5.2%로 우리나라를 통틀어 십칠만 천 명에 지나지 않는 다네요.

아기는 이미 농촌에서 천연기념물이 된지 오랩니다. 농가인구 중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간 노총각이 34.9%에 이르니 아기울음소리가 줄어들 수밖에요. 농가인구의 고령화 율은 5년 전(2001년)에는 24.4%였으나 2006년에는 30.8%로 6.4%p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십 년 후를 생각해 보면…. 아찔합니다.

☞ 다음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