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노인대학 최고령 졸업자 최요복씨

▲ 최요복씨
하늘도 쾌청한 늦가을, 저마다 학사모를 쓴 사람들이 사진기 앞에서 요리조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익숙한 졸업식의 분위기지만 뭔가 색다르다. 바로 학사모의 주인공들이 우리 고장의 연로한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은 이제는 마지막이 될 졸업사진을 촬영하느라 그렇게 들떴나 보다. 머리가 희끗희끗 센 할머니는 학사모로 흰머리를 감추어볼세라 연방 거울을 보며 학사모를 썼다 벗었다 반복한다. 사진이 조금이라도 잘 나올까 하며 세워지지 않는 허리를 꿋꿋이 세우는 할아버지. 힘들 법도 한데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내내 방긋 웃으신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할아버지가 있으니 바로 최요복(86. 주천면 운봉리)씨다.
졸업자들 중 최고 연장자인 최씨는 최고령의 나이에도 개근상을 받아 세월의 무색함을 느끼게 했다.

“오전 8시에 주천에서 버스 타고 와요.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어 매일 같이 나왔지요.”
어릴 적, 일제강점기 때 고등학교도 못 다니고 계속 농사만 짓느라 항상 공부가 그리웠다는 최씨는 “그래도 동네에서 글을 아는 사람이 야학을 열어줬어요. 다행히 글자는 배울 수 있었지요.”라며 신문 읽는 것도 재밌다며 허허 웃으신다.

이번 노인대학으로 사람도 많이 만나고 강의를 통해 배운 것도 많다는 할아버지는 특히 심신수련이 재밌다며 “(노인대학은) 한 번밖에 못하니 너무 아쉽지요. 군에서 하는 강연은 다 가고 싶어요.”라며 공부를 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가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결코, 순탄치 않았을 80리 길을 넘어오신 최요복 할아버지. 이제 남은 20여 리의 길은 그저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이 가득해 몸도 마음도 항상 건강하길 기원해본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