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

지난 11월29일, 중앙초등학교에서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중앙초등학교 4학년 27명의 학생이 장애의 어려움을 체험하는 장애체험 행사를 했다.

“계단을 없애고, 평평한 경사로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다니는 인도도 턱이 많아 장애인들이 다니기 어려울 것 같고요.”

장애체험을 마친 학생들에게 기대했던 얘기들이다. 하지만, 30여 분 동안의 장애체험행사를 마친 학생들로부터 장애인을 이해하는 대답은 들을 수가 없었다.

“휠체어 타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계속해서 타고 싶은걸요?”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몸으로 느끼고 장애인을 돕자.”라는 방문보건담당자의 말이 무색하게 하는 초등학생들의 이런 말들은 이날 행사가 장애체험이 아닌, 아이들의 놀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장애체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평평한 운동장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장애의 의미를 이해하라고 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가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경사진 곳을 올라가 보았다면 아이들의 표현은 달라졌을 것이다. 평평한 운동장이라도 조그만 나무 조각 하나만 두었어도 아이들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불편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눈을 가리고, 친구의 손에 의지한 채 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차 보았으면 어땠을까?

최소한 “휠체어 타기가 재미있다.”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 10%가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10명 중 한 명은 장애를 가졌지만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장애인들은 많지 않다.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장애인들의 집 밖으로 나올 기회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장애인들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느끼게 해줄 장애체험행사가 부족한 준비로 의미 없는 체험행사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장애인들의 눈과 발이 되고 있는 휠체어와 흰 지팡이를 놀잇감으로 생각하는 등 아이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거라면 차라리 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