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도, 참깨도, 나락도 비로 망했다
최한순(82, 동향면 학선리)

오늘은 비가 오고 있다. 수요일이다.
올해는 비로 망하고 있다. 고추농사도 비로 망하고, 참깨도 비로 망했다. 나락도 비로 망했다.
배추농사는 비가 온 개 좋아서 춤을 춘다. 무수, 배추는 좋아하고 있다.
나락농사가, 큰 농사가 망해서 재미가 없다.
어지는 부추모종만 하고 밭이 가서 밤만 주서 왔다. 열무만 뽑았다. 김치만 담아다.
우리는 할 일이 없다.
이제 칠월, 팔월도 다 갔다. 구월, 시월이 와야 밥쁘다. 우리는 논에 멧대지가 와서 나락을 다 발고, 먹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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