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도 타작도 못 했다
최한순(82, 동향면 학선리)

우리 아직도 나락도 못 비고 있다.
어제는 들깨 타작해 왔다. 오늘도 들깨 타작하로 간다.
비나 오지 마세요. 가을에는 날이 좋아야 일이 된다.
넘들은 마늘도 노코 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타작도 못 했다. 가다보면 하는 날이 오게지.
올해는 나락도 숭년이다. 농사는 농부가 짓고, 잘먹고 못 먹기는 하늘님 덕이다. 내년에 잘하면 된다.
세월따라 산천초목을 바라보이 황혼빗이 완연하다. 계절따라 단풍이 들어다. 세월도 잘도 간다. 시월 한 달도 다 가고 마지막이다.
우리는 아직도 마늘도 안 노고 있다. 마늘을 노야 하는데 아직 시간이 안 난다.
가을일은 가다보면 하는때가 온다. 김장도 하야 하고, 메주도 끌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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